이건희 회장 와병 1년, 이재용 삼남매 주식자산 3배로
2015-05-10 09:10:03 2015-05-10 09:10:03
지난해 5월10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쓰러진 후 1년 사이에 이재용·부진·서현 삼남매의 승계 작업이 절반가량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삼남매의 주식자산 가치는 3조7000억원에서 12조4000억원으로 3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이 회장 일가의 주식자산 승계율은 50%에 육박했다.
 
1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014년 이후 1년4개월여 동안 30대 그룹 중 총수가 있는 26개 그룹의 주식자산 승계율 변동내역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초 34.1%에서 지난 7일 종가 기준 39.9%로 5.8%포인트 높아졌다.
 
주식자산 승계율은 경영권을 갖고 있는 총수와 부인, 자녀 등 대주주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전체 주식자산 중에서 자녀들에게 이전된 주식자산 비율을 가리킨다. 조사 결과 주식을 보유한 부모 세대 경영인은 127명이었고, 자녀세대는 210명이었다.
 
30대 그룹 중 주식자산 승계율이 눈에 띄게 높아진 곳은 삼성그룹이었다. 삼성은 지난해 초 22.2%에서 지난 7일 현재 47.5%로 25.3%포인트나 급상승했다.
 
조사 기간 내 이 회장과 홍라희 라움미술관장의 주식가치는 13조원에서 13조6000억원으로 5.3%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이재용·부진·서현 삼남매는 3조7000억원에서 12조4000억원으로 234.7%나 급증했다.
 
삼성가 삼남매 주식가치의 폭등은 지난해 삼성그룹이 사업 구조재편에 나서며 제일모직(전 삼성에버랜드)과 삼성SDS를 상장시키면서 보유 주식가치 평가액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제일모직 지분 23.24%를 지닌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1조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삼성SDS 상장으로 이 부회장 주식지분 11.25%의 가치도 4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높아졌다.
 
이에 힘입어 이재용 부회장의 전체 주식자산 평가액은 지난해 초 2조6000억원에서 1년여 만에 7조8000억원으로 201.0% 증가했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삼성SDS 외에 삼성전자(0.57%), 삼성생명(0.06%), 삼성화재(0.09%), 삼성자산운용(7.70%) 지분도 보유 중이다.
 
이부진·서현 사장 역시 제일모직과 삼성SDS 주식 7.75%와 3.90%씩을 보유해 주식가치가 3배 이상 높아졌다.
 
이부진 사장은 62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276.8%, 이서현 사장은 48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361.5%나 증가했다.
 
이들 삼남매의 주식가치는 1년여 만에 8조7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30대 그룹 2~4세 전체 증가액인 7조9000억원보다 8000억원 많은 규모다.
 
삼성가 삼남매를 제외한 30대 그룹 2~4세의 주식가치는 21조원에서 20조2000억원으로 오히려 7800억원(3.7%) 줄어들었다.
 
이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관련 핵심 주인 롯데쇼핑 주가가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데다가 현대차그룹이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처분한 영향이 컸다.
 
30대 그룹 중 자산승계가 완성됐거나 마무리 단계인 곳은 롯데와 KCC, 현대백화점 등이었다.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 등 1세대 경영자들의 지분가치가 3200억원이었고, 신동빈 회장 등 2세가 3조5000억원으로 승계율이 91.7%로 가장 높았다.
 
KCC와 현대백화점도 정상영, 정몽근 세대에서 정몽진, 정지선 세대로 87.1%와 84% 승계가 이뤄졌다.
 
이어 효성(74.3%), 두산(73.8%), 동부(70.8%), 금호아시아나(68.4%), 영풍(장형진 일가, 53.2%) 등 8개 그룹이 후계 세대의 주식자산이 승계 세대를 앞섰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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