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달콤한 초콜릿을 끓이기에 가장 적절한 온도'는 몇도일까.
돼지독감으로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멕시코에서는 초콜릿을 끓이기에 적당한 온도를 '열정에 휩싸여 있거나' 혹은 '분노에 차서 흥분해 있을 때'로 비유한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초콜릿은 처음 맛은 아주 달콤하지만 갈수록 씁쓸한 맛이 배어나는 양면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3년에 만들어진 멕시코 영화 '달콤쌉사름한 초콜릿'(COMO AGUA PARA CHOCOLATE (Like Water For Chocolate))'처럼 초콜릿은 사람과 사람간에 전해지는 미묘한 감정을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 제일 적절한 단어다.
최근 사람과 사람간의 신뢰가 제일 우선인 보험왕들의 뜨거운 열전을 보고 왠지 달콤하지만 한편 쌉사름한 초콜릿이 겹쳐진다.
작년 보험 농사를 잘 지은 '갑'(甲)에게만 주어지는 보험왕은 보험업계에서 가장 큰 연례 행사다.
보험의 꽃이라 불리는 보험판매왕 되면 지갑이 두둑해지고 온갖 찬사를 한몸에 받는다.하지만 화려한 조명만을 받는 달콤한 '갑'들 뒤에는 굳이 우리가 이야기하지 않은 쌉사름한 그림자도 있다.
보험왕이 되고자하는 설계사들의 열정탓에 허위로 가입시킨 고객들의 보험료를 내려고 급기야 고객 돈에 손을 대는 경우가 종종 들려온다.
또 계속 우수한 실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왕들의 분노는 스스로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일부 왕들의 고객사랑 온도는 열정이 아니라 강박관념으로 인한 분노에 찬 상태다. 실적이 형편없으면 사무실 뒷켠로 조용히 밀려나는 '을'(乙)들.
보험 한 번 들어보라고 했다가 '관심 없다'며 무안만 당했던 보험아줌마.
일명 바께스(양동이) 채우기 때문에 월별 목표액에 미달돼 속이 타들어가는 설계사.
'보험사에서 매달 일정한 수만큼 신규 가입자를 채우도록 지점에 강요해요'
'월말 마감때가 되면 영업소 자체에서 실적압박이 암암리에 들어와요'
현직 보험설계사의 말을 빌려 보험회사들이 매달 일정한 수만큼 신규 가입자를 채우도록 지점에 강요한다는게 참 쌉사름하다.
보험왕이란 초콜릿처럼 달콤 쌉사름한 향과 맛처럼 겉은 달콤하지만 그 이면은 쉬이 드러내지 않는다.
마치 색깔도 오묘한 다크브라운의 칼라처럼.
영화의 주인공 티타의 요리를 먹고 감탄한 사람들은 묻는다. 이렇게 맛있게 만드는 비법이 무엇이냐고. 언제나 같은 말로 대답하는 그녀.
'사랑을 집어넣으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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