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줄어드는 화석연료와 인류 먹거리의 한계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무궁한 자원이 있는 곳. 바로 바다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이철균 인하대 교수(관리기관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와 함께 해양바이오 디젤 혼합유를 넣은 차량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편도 주행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KIMST 주도로 해마 양식, 건해삼 대량 가공도 가능해졌다.
바다는 우리가 사는 지구의 약 70%를 차지한다. 육지에서 맞딱드린 한계를 이제 바다에서 해결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바다는 앞으로 미래 먹거리 산업의 선두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특히, 한반도의 가장 큰 장점인 바다는 우리가 더욱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발굴 해야할 분명한 대상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KIMST)은 최근 전복 껍데기를 이용해 생체이식용 바이오세라믹 제작기술을 상용화했고, 홍합의 접착 단백질과 유사한 수정접착 단백질을 개발하는 등 많은 연구 성과를 냈다. 그리고 현재도 쉼 없이 우리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연구를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다.
해양수산 연구개발(R&D)에 앞장서고 있는 임광수 KIMST 원장을 만났다.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KIMST)이 하는 업무는 무엇인지 소개 부탁한다.
KIMST는 해양수산과학기술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기획·관리, 선정·평가, 개발된 기술의 보급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해양수산과학기술 육성 및 해양·수산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해양수산부 산하 연구관리 전문기관이다.
지난 2006년 개원해 내년이면 개원 10주년을 맞는 KIMST는 해양과학기술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산업의 미래창조 기능을 선도해 미래 해양강국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으며, 올해 초에는 준 정부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임광수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장. 사진/KIMST
-사실 연구개발(R&D)분야는 돈이 안 된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대다수의 국민이 R&D의 경제적 가치를 체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R&D는 그 특성상 현재의 경제적 파급효과만 가지고 투자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에서도 현재의 안정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캐시카우(Cash Cow)에만 집중하다 보면 미래 발전 가능성이라는 곧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소위 말하는 '돈이 되는 R&D'만 추진 한다면 미래 국가의 청사진은 어떻게 그려나갈 것이며, 이익창출과는 다른 목적의 장기적인 기술 투자가 필요한 분야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물론 국민 체감형 R&D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지난해 해양수산 R&D 중장기계획을 수립하면서 기술 개발의 파급효과가 크고 조기성과 창출이 가능한 20여개 퀵윈(Quick-Win) 기술을 선정, 예산을 우선 반영하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는 R&D사업의 관리 범위를 과제 기획에서 선정, 중간관리, 최종평가로 좁게 보았다면, 이제는 그 눈을 넓혀 기술이 상용화되고 관련 산업이 발전해서 궁극적으로는 국가의 미래 발전 가능성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방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우리 KIMST도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R&D사업을 기획하고, 연구개발을 거친 우수한 기술이 상용화돼 시장에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전주기적인 관리와 지원에 힘쓰고 있다. R&D를 기획할 때부터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우수한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지원함으로써 그것이 실제적으로 국민들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면 국가 R&D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
-KIMST의 성과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KIMST의 성과는 곧 연구진들의 우수한 기술개발과 그 기술이 상용화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부에서도 연구 성과의 사업화와 창업 연결시스템 구축을 국가 연구개발시스템 혁신방안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고, 해수부에서도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해양수산 R&D 발전전략'을 통해 산업화 지원과 성과활용 촉진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KIMST는 해양수산 R&D 성과의 관리와 확산을 위한 산업화 촉진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KIMST가 관리하는 해양수산 R&D사업에서 개발된 우수한 기술들의 산업화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수중건설작업용 원격조종 무인로봇에 관한 융복합 기술이 이전돼 수중공사 잠수사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전복 패각(껍데기)을 활용한 치과의료용 합성골 이식재를 개발, 기술 이전해 상용화 될 경우 높은 수입대체효과와 해양환경문제 저감의 일석이조 효과도 기대된다.
-최근 KIMST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
기술사업화와 산업촉진이다. KIMST는 지난해 기관 내 '산업화 센터'를 신설해 다양한 기술사업화 지원과 산업진흥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수기술사업화 지원사업과 각종 기술인증제도 도입으로 사업화 가능성이 있는 기술들을 발굴해 이들을 필요로 하는 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산업 발전의 기반을 다져나가겠다는 목표로 해양수산 기업의 기술혁신과 창조경제 실현에 기여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8월 말에 열리는 '기술사업화 페스티벌'은 기술이전과 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되는 자리로, 기술 수요자와 연구자를 현장에서 매칭하고 기술거래가 이뤄지는 일종의 장터를 만들 생각이다.
이 자리에서 많은 특허기술과 시제품이 전시되고, 중소기업 R&D파트너 찾기, 기술니즈(Needs) 설명회, 사업화 지원상담 등 해양수산 기업인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통해 해양수산 유망사업을 적극 알려 기업의 해양수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지원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 먹거리산업을 이끌어갈 대표 준 정부기관으로서 KIMST의 운영방향은.
KIMST는 신뢰를 강조한다. 청렴한 R&D 전문기관으로서, 고객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는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를 위해 '윤리경영'과 '품질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KIMST 모든 임직원이 청렴서약을 했다. 그만큼 고객과의 신뢰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할 수 있다. 기관내부의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과 연구윤리 위반행위에 대한 감시기능 강화를 위해 공익신고제도 시행도 시작했다.
신뢰, 청렴만큼 전문성도 중요하다. 최근 KIMST는 평가의 전문성을 더욱 키우기 위해 전문평가단 제도를 도입했다. 자원, 환경, 생명공학, 수산기술, 관측, 예보, 해양공학, 항만물류, 해양안전, 해양연구인프라, 융복합기술분야에 각 10인 내외의 산·학·연 전문가들로 평가단을 구성해 향후 R&D과제 평가에 참여하도록 할 예정이다. 평가뿐만 아니라 기술 기획, 정책 수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언을 받아 전문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투명하고 청렴한 공공기관, 탄탄한 실력과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기관, 그것이 곧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정도(正道)이고, 나아가 고객에게 감동을 안길 수 있는 열쇠라고 믿고 있다.
문정우 기자 ayumygirl@etomato.com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이 지난해 말 해양수산 연구개발사업관리 부문에서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했다. 사진/KIM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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