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30대그룹이 1년 사이에 임원을 112명이나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이 가장 많은 94명을 줄였고 현대중공업, 동부, 포스코 등도 대규모 임원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30대그룹 임원 평균 나이는 52.4세로 1년 전에 비해 0.2년 높아졌으며, 상무(이사 포함)에서부터 사장까지 모든 직급에서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9일 CEO스코어가 국내 30대그룹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68개 기업의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 1분기 말 기준 임원 수는 1만486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12명(1.1%)이 감소했다.
롯데, 한진 등 15개 그룹이 181명을 늘렸지만 삼성, 현대중공업 등 13개 그룹이 293명을 줄여 전체 임원 수는 100명 이상 줄었다. 효성그룹은 변함이 없었고, 부영은 비상장 그룹이어서 제외됐다.
그룹별로 임원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삼성으로 2604명에서 2510명으로 94명 줄었다. 삼성전자가 29명을 줄였고, 제일모직과 합병을 추진 중인 삼성물산이 25명, 삼성엔지니어링이 23명을 줄였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중공업도 각각 13명, 7명을 감축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임원 수를 366명에서 309명으로 57명이나 줄였다. 사상 최대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에서만 42명이 감소했다.
동부그룹 역시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동부제철을 떼어내면서 43명을 줄였다. 동부제철 임원은 19명, 주력 계열사인 동부건설에서도 15명이 감소했다.
이밖에 재계 6위인 포스코그룹이 33명을 줄였고 두산 27명, 대우조선해양 12명, LS 10명, 현대 7명, 대우건설 6명 순으로 임원을 줄였다. 현대차, KT, OCI, S-Oil, 동국제강은 각각 1명씩 줄였다.
반면 롯데, 한진, CJ, 현대차, GS, SK 등 15개 그룹은 임원을 늘렸다.
롯데그룹은 34명이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특히 롯데건설은 56명에서 82명으로 26명이나 급증했다. 이어 한진이 23명, CJ·현대차가 각각 19명, GS·SK가 각각 17명씩 늘렸다. 영풍은 12명을 늘렸고, 미래에셋과 KCC도 10명씩 각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금호아시아나 8명, 한화·대림 3명, 현대백화점·신세계·LG가 2명 늘렸다.
그룹 재편과 구조조정 속에서도 임원들의 평균 나이는 52.4세로 1년 전에 비해 0.2년이 높아졌다. 그룹별로 보면 28개 그룹 중 23곳의 임원 평균 나이가 전년보다 늘었다. 반면 동국제강, 동부, 현대, 현대중공업, 롯데 등 5개 그룹이 줄었다.
임원 평균 나이가 가장 많은 곳은 56.5세의 대우조선해양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와 대우건설은 각각 55.6세, 55.2세로 뒤를 이었다.
한화, 금호아시아나, KT, 두산, GS, LS, 효성, 한진, KCC, 동국제강, 현대차, 대림, S-Oil, 동부, 영풍, 현대중공업은 52~54세였다. 임원 평균 나이가 가장 적은 곳은 48.7세의 미래에셋이었고, 다음은 CJ로 50.1세였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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