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해 청년 일자를 늘리겠다는 내용의 노동개혁안을 발표를 강행했다.
정부는 노사간 공감대를 통해 나온 결과물이라고 강조했지만 노동계는 이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며 총파업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와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에 내놓은 노동시장 개혁안의 내용이 노사 간 합의가 아닌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급조된 정책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1차 노동시장 개혁주친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혁안에는 ▲세대간 상생고용 촉진 ▲원·하청 상생협력 지원 ▲정규·비정규직 등 상생 촉진 ▲노동시장 불확실성 해소 ▲노사 관행 지도·지원 활동 등 5대분야 36개 과제가 담겼다.
이기권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핵심은 '상생'"이라며 "지금 노동 현장에서 가장 필요하고 우선 실천해야할 사안들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노동시장 개혁안에 대해 노동계는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총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국노총은 즉각 성명서를 내고 "무리한 임금피크제 도입과 이를 위한 취업변경 가이드 라인을 통과시키겠다는 정부의 개혁안은 일방적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총파업 투표를 거쳐 대정부 투쟁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임금피크제 도입 등에 있어 노동계가 지적한 문제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노사정 협상에서 어떤 의견 접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임금피크제를 민간기업에서도 도입할 수 있도록 취업규칙 가이드라인을 변경한다고 밝혔고, 노동계는 노조가 없는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노사 협의 없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도 임금피크제 도입의 구체적인 일정을 결정하지 못했고 노동계와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노총도 같은 날 정부 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노동계의 반발을 무시하고 정부가 독단으로 노동시장 구조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 등의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노사정 대타협 결렬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개혁안 추진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노동·교육·금융 4대 구조개혁이 집권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는 비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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