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꽝' 뉴스테이…국토부, 용적률 카드 꺼낼까
투자업계 사업성 없음 판단, 토지비인하도 요구
2015-06-17 16:07:20 2015-06-17 17:04:41
위례, 동탄2 등 수도권에서 가장 뜨거운 알짜 부지를 내놓고도 흥행에 실패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보유토지 뉴스테이(기업형임대주택)가 2차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1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B급 부지가 나올 예정으로, 국토교통부가 관심몰이를 위해 토지비 할인 또는 용적률 상향 등 특단의 카드를 꺼낼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10일 1차 공모 결과 위례신도시, 동탄2신도시, 한강신도시 3개 사업장에 5개 업체만이 입찰했다. 사전 투자의향서 접수 당시 78개 업체가 추진 의사를 보였지만 93%에 달하는 73개 업체가 입찰을 포기한 것이다. 당초 국토부는 지난 12일 2차 사업 공모안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기대 밖 흥행 부진에 급하게 일정을 미뤘다.
 
입찰 의사를 접었던 상당수 업체가 기대보다 비싼 토지비로 인해 사업성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1차 모집에서 공급키로 한 동탄2신도시 A14블록의 용적률 감안 3.3㎡당 토지비는 약 346만원이다. 금강주택이 10년 분양전환임대로 공급하는 A64블록 351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민간임대는 분양전환 가능시점이 5년으로, 8년인 뉴스테이보다 사업비 회수 기간이 3년이나 짧다는 장점이 있다.
 
K신탁 관계자는 "투자원가 중 가장 중요한 토지비가 기대만큼 싸지 않았다"면서 "공사비를 낮추는데는 한계가 있다. 기금이 우선주로 3~5%의 배당을 가져가고, 임대료가 시장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토지비를 줄여야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토지비를 줄일 수 없다면 용적률을 상향 조정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용적률을 높이면 판매 가능 주택수가 많아져 사업비를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 투자자들은 LH 보유토지 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 뉴스테이를 공급하는 것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사업이 중단된 재정비사업장의 사업 재개를 위해 뉴스테이 건설 사업자에게 지자체가 용적율 상향 조정을 해주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0년 사실상 사업이 중단됐던 인천 창천2구역 재개발사업은 최근 뉴스테이 사업자에 일반분양분을 일괄매각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인천시는 사업성 재고를 위해 248%였던 용적률을 법정상한선인 300%까지 올려줬고, 건설 가구수는 기존 3592가구에서 4950가구로 늘어났다.
 
H건설 관계자는 "재정비사업 실패분에 뉴스테이를 넣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지금도 제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수도권 외곽 사업장이 많아 계속해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민간 투자자들은 총 사업비의 10%에 달하는 최소출자비율, 보통주로 참여할 수 밖에 없는 투자구조 등이 투자 결정의 어려움을 만든다고 문제 삼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 판매가 잘되고 있고, 부채 문제도 있어 LH토지 단가를 내리는 것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간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 2차 공모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유일호 국토부 장관. 기대 밖 LH뉴스테이 흥행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국토부가 토지비 인하, 용적률 상향 카드를 내밀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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