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조선 국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상황이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에 이어 이번에는 세계 수주잔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차례다. 한국을 대표하는 조선3사가 연달아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이번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상반기 한국이 수주 1위를 기록하는 등 경기 회복세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일이어서 업계의 아쉬움이 어느 때보다 짙은 상황이다.
19일 조선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042660)의 2분기 적자폭은 최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1년 수주한 해양플랜트 등을 포함해 그동안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손실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적자 폭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2분기 실적에 해양플랜트 사업부의 잠재 부실을 모두 반영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면 돌파를 통해 부실을 모두 정리하고 하반기부터 흑자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고부가 선종인 LNG선 인도가 시작돼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하지만 올 연말까지는 큰 폭의 영업이익 흑자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해양플랜트 분야 손실에 대해 충당금을 쌓았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올 들어 전 세계 발주시장이 침체되면서 수주액이 감소하는가 하면 해양플랜트 분야 추가 손실 가능성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009540)은 수주액이 크게 감소했다. 상반기 현대중공업의 수주액은 73억94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18% 감소했다.
사업부별로는 플랜트 분야가 9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0.99% 급감했다. 이어 해양플랜트는 8억8800만달러로 57.16%, 조선은 31억8500만달러로 23.95% 수주액이 줄었다. 조선, 해양, 플랜트, 엔진기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등 현대중공업의 7대 주요 사업 중 전년 동기 대비 수주가 증가한 분야는 하나도 없었다. 그린에너지만 전년 수준을 유지했을 뿐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과 일본에 비해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삼성중공업(010140)도 해양플랜트 손실로 2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2~2013년에 수주한 에지나, 이치스 등 해양프로젝트의 설계가 변경되면서 공사가 지연돼 1조원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 실적에 이치스 CPF(해양가스처리설비)와 에지나 FPSO(부유식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등 2건의 해양플랜트 공사에서 손실이 예상된다며 500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한 바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충당금 규모가 예상보가 적다는 의견이 제기됐었다. 덕분에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 36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낸 이후 줄곧 흑자를 기록해왔지만 이번에 손실이 다시 부각되며 적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다양한 해양설비가 건조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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