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트컴퓨터, 글로벌 의료정보 회사 꿈꾼다
병원 의료정보 솔류션 1위 기업…유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성에 주목
2015-07-29 12:00:00 2015-07-29 12:00:00
벤처기업 1호. 국내대학생 벤처 1호.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 1호. 비트컴퓨터(032850)에 따라다니는 수많은 수식어다. 비트컴퓨터는 1983년에 창업자 조현정 회장이 세웠다. 처음 시작은 청량리 맘모스호텔의 방을 빌린 사무실이었다. 이후 회사는 지속적으로 성장해 1997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현재 본사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했다.
 
비트컴퓨터의 주력 사업은 의료정보 소프트웨어 개발과 헬스케어 서비스다. 의료정보 사업은 병원, 의원, 약국 등에 의료정보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10여년 전부터 원격의료, 원격건강모니터링 등 유헬스케어(U-Health Care) 분야에 집중투자해 가장 활발한 성과를 내고 있는 헬스케어 IT전문기업이다.
 
유헬스케어란 정보통신 기기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건강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특히 비트컴퓨터는 이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국방부 원격진료시스템 시범사업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같은 달 건강관리 앱 '비트케어'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헬스케어 게이트웨이' 허가를 획득했다.
 
전진옥 비트컴퓨터 대표이사. 사진/비트컴퓨터
 
"의료정보라는 분야는 그동안 국내를 선도했습니다. 앞으로는 국내의 의료정보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글로벌 의료정보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특히 다양한 의료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것입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비트컴퓨터 사옥에서 글로벌 의료정보 회사로의 도약을 꿈꾸는 비트컴퓨터 전진옥 대표이사를 만났다. 한국과학기술원 시스템공학 연구원 출신인 전 대표는 2000년부터 비트컴퓨터에 합류했으며 2005년부터 지금까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전 대표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벗어나 비트컴퓨터로 합류를 하게 된 이유를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에 있었을 때 부장으로 있었는데 지위도 있었고 향후 소장도 됐을 것입니다. 하지만 연구소에서는 항상 규정과 통제 등 한계가 있었습니다. 마음은 편하긴 하지만 도전에 대한 한계가 있었던 것이죠. 기업이라면 내가 도전하고 내가 책임진다는 그런 마인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더 늦기전에 도전하면 좋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도 있었고요."
 
비트컴퓨터의 주력 사업 중 의료정보 솔루션은 병원급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의원급에서도 2위를 기록하는 등 이 분야에서는 확고한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다. 또 태국과 일본 등 해외 10여국에 진출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 사업은 올해부터 시작, 내년까지 비트컴퓨터의 모델을 확산시킬 예정이며 이라크는 주변 국가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해외에 진출하는 것을 살펴보니 의료기기는 다른 제품 수출과는 달랐습니다. 의료 같은 정보시스템을 판매하는 것은 그 나라의 법과 관련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 사용자의 수준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즉 현지화가 가장 필요합니다. 하지만 일단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확산도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난 3월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의료기기전시회에서 전진옥 대표가 원격의료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비트컴퓨터
 
전 대표는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해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환자와 의사를 연결해 실시간으로 건강관리를 해주는 서비스인 유헬스케어 시장의 무한한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래를 본다면 앞으로는 유헬스케어가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은 의료기관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유헬스는 환자가 병에 걸렸을 때부터가 아닌 평소부터 관리를 받는 것입니다. 현재 이 시장은 진입단계로 비트컴퓨터는 유헬스케어에 오랫동안 연구개발(R&D) 투자를 많이 한 만큼 서서히 꽃이 필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무엇보다도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환자가 의사를 만날 때 짧으면 1분 길어봤자 5분밖에 안됩니다. 하지만 유헬스케어를 통해 환자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의사가 모니터링하게 된다면 좀 더 정확한 진단이나 맞춤 처방이 가능해집니다."
 
비트컴퓨터는 이미 이 분야에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5월 비트컴퓨터는 군인공제회와 자원메디칼과 함께 국군의무사령부의 '원격진료시스템 도입과 설치 사업'을 수주했다. 특히 이 사업의 경우 기존에는 육군에만 됐으나 해군과 공군의 요청으로 추가 설치했다. 또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위성통신을 이용한 원양어선과 병원 사이의 원격의료 시범사업’도 수주했다.
 
"군대에서 최근 여러 많은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총기난사나 구타 같은 사건이 대표적인데 원격진료를 하게 되면 군인이 겪게 되는 기합이나 외로움, 따돌림 등의 고민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최전방 일반전초(GOP)의 경우 실질적으로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기 어렵다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도 해결이 가능합니다.즉 원격진료를 통해 병영문화가 개선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원격진료는 의료계의 반대에 부딪친 상황이다. 오진 문제나 의료 정보 유출 가능성 등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 대표는 수가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한다.
 
"시범사업이 끝난 후에 어느정도 범위에서 수가가 책정이 될 것이지만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먼저 원격진료가 대면진료보다 저렴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원격진료는 의사들의 편의가 아니라 환자의 편의를 위해 하는 것입니다. 수가는 현실적으로 왜 비용이 들어가야 되는지에 대한 부분이 잘 고려돼 환자의 편의에 맞춰 지불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져야 됩니다."
 
비트컴퓨터는 향후 국내보다 해외에서 매출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해외시장의 영역을 확대해 글로벌 의료정보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이제까지 우리가 의료정보에서 국내를 선도했습니다. 앞으로는 의료기관 내에 있었던 처방전달시스템(OCS), 전자의무기록(EMR) 등 의료정보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관리 서비스나 유헬스케어 쪽으로 확대를 시킬 것입니다. 또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예정입니다. 중남미와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는 거점을 확보한 상황이고 유럽과 남미는 전략적으로 준비해 진출할 예정입니다."
 
전 대표의 개인적인 목표는 자신의 뒤를 이을 사람에게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글로벌 의료정보회사를 만들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 미미하지만 길을 닦아뒀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회사의 목표를 달성한 후 다음 사람이 새로운 출발을 할 때 필요한 토대를 만들어두고 싶습니다."
 
전 대표는 1959년생으로 1984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교육학부를 졸업했다. 이어 1987년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원에서 정보시스템을 전공했으며 1995년 한국어대학교에서 경영정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6년 미국 INTEC 연구소에서 위촉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1987년부터 1998년까지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시스템공학 연구원으로 일했다. 이후 1998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실시간컴퓨팅연구부장을 역임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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