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2분기 실적이 모두 개선됐다. 단통법 효과로 비용은 줄고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늘어나 당분간 호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단통법 효과’는 지난해 10월 법 시행 전후로 꾸준히 언급돼 왔다. 보조금 경쟁 위축으로 이통사 마케팅 비용이 줄어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예측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이통 3사의 총 마케팅 비용은 오히려 증가해 시장의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단통법 수혜는 없었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3사의 ARPU 개선세는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 1분기부터 마케팅 비용이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1분기는 대규모 시장 과열이 발생한 시점으로 일부 기저효과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됐다. 아울러 이통 3사의 1분기 ARPU가 나란히 약세로 돌아서자 사업자들은 단통법을 탓했다.
이번 2분기 실적에선 마케팅 비용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3사 모두 ARPU가 반등했다. 시장은 드디어 ‘단통법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기변 늘고 해지율 저점…“마케팅비 안정화 지속될 것”
각 사별 2분기 마케팅 비용을 살펴보면
SK텔레콤(017670)은 7400억원을 지출해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각각 10.3%, 12.5% 감소했다. 영업수익 대비 마케팅비 비중이 최근 3년 내 최저 수준이다.
KT(030200)도 6742억원을 마케팅비용으로 써 각각 18.1%, 4.8% 절감했으며,
LG유플러스(032640)는 4757억원으로 각각 13.5%, 5.6% 줄였다. 하나대투증권은 LG유플러스의 마케팅 비용 등 제반 비용 전망치를 하향조정해 올해 및 201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높였다.
이통 3사 2분기 마케팅 비용 비교. 자료/각 사
이통사 마케팅 비용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입자 유치비용은 단통법에 따라 번호이동이 줄면서 감소했다. 해지율도 2분기 대폭 개선됐다. SK텔레콤의 해지율은 사상 최저치인 1.3%를 기록했으며 KT는 1.8%로 떨어졌고 LG유플러스도 1.73%를 기록해 안정화 추이를 이어갔다.
삼성증권은 “단통법으로 인한 기기변경 비중 상승으로 가입자 유치경쟁 강도가 크게 감소해 마케팅 비용 하향 안정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은 “20% 선택약정할인의 경우엔 일부 매출 감소가 있지만 마케팅비 절감 효과도 있다”며 “단말 교체주기가 길어지고 기변 중심 추세가 가속화된다는 측면에서 손익은 길게 보면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요금제, 하반기 ARPU 개선 이끌 기대주
단통법이 비용 절감으로 영업이익 개선을 주도했다면 향후 ARPU 성장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견인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5월 이통 3사 중 가장 먼저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한 KT는 당시 “단기적인 ARPU 하락 우려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규 요금제의 긍정적 효과는 즉각 나타나며 이통 3사 모두 1개 분기만에 ARPU가 반등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비디오 중심의 데이터 서비스 전략과 데이터 요금제 출시는 아주 잘 부합한다”며 “향후 ARPU 및 사업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 3사 가입자들의 LTE 전환률이 높아져 자연적 ARPU 성장 효과가 많이 희석된 상황에서 앞으로는 데이터 사용량 자체를 늘려 ARPU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2분기 3사의 LTE 가입자당 데이터 사용량은 모두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KT는 “단통법 이후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요금제 선택과 단말 구매 패턴, 20% 요금할인 가입자 확대 등의 요인에 따라 기존의 연간 ARPU 성장률 목표 4%를 3% 수준으로 조정했다”면서도 “데이터 시대에 걸맞은 차별화 서비스로 5만9900원 이상 고가요금제 가입자를 확보하고 데이터 이용 가치를 높여 ARPU 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5월7일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한 KT가 기념행사를 개최한 모습. 사진/KT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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