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상기 펀드 자금유출, 주식형보다 채권형이 많아
2015-08-23 12:00:00 2015-08-23 12:00:00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인상 우려감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주식형 펀드에서의 과도한 자금 유출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과거의 사례에 비춰볼 때 상대적으로 채권형 펀드에 부정적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23일 유안타증권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994년 미국 금리인상 시 글로벌 뮤추얼펀드 시장에서 채권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은 지속된 반면, 주식펀드로는 자금이 유입됐다. 1999년에도 채권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은 약 10개월 동안 지속됐지만, 주식펀드로는 유입을 보였다. 2004년 금리인상 때도 주식펀드로의 순유입 규모가 증가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앞서 세 번의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은 주식펀드보다는 채권펀드에 부정적 영향이 컸고, 우려와 달리 주식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990년대는 미국 경제의 ‘르네상스’ 시기로,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실업률은 6.5%까지 하락했고, 연준은 1994년 2월 3%였던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 1995년 중반 6%까지 올렸다. 김 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채권펀드는 1994년 3월부터 6월까지 자금 유출(122억달러)이 지속됐고, 주식펀드는 인상 후 순유입 규모는 이전보다 줄었지만 순유출을 기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1990년대 IT산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했지만, 1999년 이후 유가가 급등하고 IT 산업으로의 과잉 투자 문제가 제기됐다. 연준은 IT 경기 버블을 줄이기 위해 1999년 4.75%였던 금리를 2000년 6.5%까지 인상했다. 김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다가오면서 그해 4월부터 채권펀드 자금 유입은 크게 줄다가 9월부터 순유출로 돌아섰고, 2000년 1월 최대 유출(75억달러)을 기록했다”며 “반면, 금리 인상 후에도 주식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국 연준은 2004년 6월부터 금리 인상을 단행했는데, 인상이 진행 중이던 2005년 이후 채권펀드로의 자금 유입 규모가 줄어들었다. 2000년 중반은 신흥국이 강세를 보였기에 신흥국 주식펀드로 자금 유입이 집중됐고, 주식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인 2007년말까지 계속됐다.
 
김후정 연구원은 “과거 연준의 금리인상 당시의 경제 상황이 지금과는 다른 점이 있지만, 향후 금리 인상 시에도 주식펀드에서의 과도한 자금 유출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단, 그는 “펀더멘털에 문제가 있는 신흥국은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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