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김태호 PD는 1975년 충남 보령 출생이다. 대천해수욕장까지 버스로 30분 거리인 곳이 그의 고향이다. 미술과 패션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수학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1994년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다. 공부를 잘한 덕에 집에서는 고시를 보길 원했지만, 어렸을 적부터 방송국 입사를 꿈꿨다. 아나운서가 돼 우리말을 가르치는 진행자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다고 한다.
김태호 MBC PD. 사진/뉴시스
김 PD는 뛰어난 패션감각의 소유자로 정평이 나있다. <무한도전> 멤버 전원을 포함해 옷을 가장 잘 입는 사람이 김 PD란 얘기가 있다. 그만큼 패션에 관심이 많다. 의류사업에 손을 댄 적도 있을 정도다. 이처럼 김 PD가 의상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핏줄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모친은 한 때 한복을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마를 따라 한복을 만들어봤다가 망한 적이 있다는 얘기도 있다.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김 PD는 동아일보에 최종합격한 이력이 있다. 기자가 될 뻔 했다. 하지만 '글 쓰는 게 싫다'는 이유로 출근하지 않았다. 김 PD는 SBS와 제일기획에도 입사하려고 했지만, 재학증명서를 기재하지 않은 탓 때문인지 고배를 마셔야 했다. 결국 돌고 돌아 MBC로 가게 된 셈이다. KBS에서 방송 실습을 하던 시절에 만난 <올드 미스 다이어리>의 김석윤 KBS PD가 MBC를 추천, 그 때부터 막연히 MBC를 꿈 꿔왔다고 한다.
김태호 PD가 MBC를 입사할 때의 일화는 유명하다. 김 PD는 노랑머리에 피어싱, 스니커즈 차림으로 면접을 봤다. 면접에는 정장을 입고 가야 한다는 관행을 깨고 면접장을 찾은 것에 대해 김 PD는 "이런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회사를 내가 다닐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MBC만 그를 면접본 것이 아니라 그 역시 MBC를 면접봤다고도 볼 수 있겠다. 당시 면접을 맡은 신종인 예능국장은 "다른 애들은 몰라도 김 PD는 얼굴 보고 뽑았다. 한 명은 개성이 강한 '돌아이'를 뽑아보자는 생각이 있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그렇게 남과 다름을 인정받고 MBC에 입사한 김태호 PD는 <논스톱>, <코미디 하우스>, <무한도전>의 전신인 <무모한 도전>의 조연출을 맡았고, <무리한 도전>을 거쳐 현재의 <무한도전>을 만들어냈다. <무한도전>을 만들기 전부터 김 PD는 '워커홀릭'일 정도로 일을 열심히 했다. 36시간 촬영을 한 적도 있다. 일을 하다 구토와 발열 증세 때문에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라디오스타>를 연출한 선배 이병혁 PD는 "김 PD의 장점은 욕심이 많다는 것이다. 쪽팔리는 것을 싫어하고 약간 '꽁'한 데가 있어 지적을 받으면 절대로 집에 가지 않고 일을 해낸다"고 평한 바 있다. 종합하면 자기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엄격하고 자존심이 센 일 벌레다. 그의 그런 성향 덕에 <무한도전>은 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10년 동안 최고의 예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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