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8월에도 전달에 이어 두달 연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익률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대형 운용사 중에서는 삼성자산운용, NH-CA자산운용만이 평균 운용성과를 상회했을 뿐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은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7일 금융투자협회와 대신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국내 주요 운용사들의 운용성과(순자산 50억원 이상 펀드 대상)는 평균 -0.75%로 7월(-0.12%) 대비 낙폭을 더 키웠다.
미래에셋운용(-3.8%)의 낙폭이 가장 두드러진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2.93%)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2.7%)이 2%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밖에 삼성운용(-0.74%), KB운용(-1.96%), 하나UBS자산운용(-0.88%) 등 설정액 기준 상위 10개 운용사가 모두 마이너스 운용기록을 냈다.
운용수익률 하락은 설정액 감소세로 이어졌다. 7월에 국내 펀드시장으로 8502억원이 순유입되며 설정원본 규모를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7월 큰 폭(6.7%)의 증가세를 보였던 전체 펀드 설정액이 지난달 1.10%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KB운용의 전체 펀드설정액은 각각 142억원(2.38%), 196억원(1.39%) 넘게 늘어나며 대조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8월 펀드시장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요인으로 위안화 평가절하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를 꼽았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동반 선호도가 위축됐다"며 "2분기 미국의 경기지표 호조로 경기둔화 우려가 완화되는 모습도 나타났지만 미국 금리인상 시점으로 거론되는 9월을 앞두고 글로벌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와 유동성 흐름을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달에도 이 같은 요인이 코스피를 비롯해 각국의 주요 증시 하락압력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문 연구원은 "지표부진에 따른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금리인상 우려가 존재한다"며 "중국증시는 중국 정책당국의 방어책이 잇따르면서 급락세가 진정되겠지만 변동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여 신흥국 증시의 변동성을 자극하면서 하락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투자자산 변동성 증가에 대비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글로벌 경기위축 우려로 인해 대부분 유형의 펀드들이 최근 1개월 손실을 기록했다"며 "중국 증시가 다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미국 금리인상 속도에 따른 하반기 투자자산 변동성의 추가 확대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실제 유형별로 지난 3년간의 수익률 표준편차(변동성)와 최근 1개월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대체로 표준편차가 높을수록 손실폭이 크다는 분석이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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