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적재함에 올라가 덮개를 씌우다 추락해 다친 경우에는 운전자의 교통상해로 볼 수 없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보험사인 동부화재해상이 화물차 운전사 김모(45)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보험금 지급을 명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동부화재가 보험약관에서 하역작업 중 발생한 사고를 보험금 지급에서 제외하는 것은 하역작업에는 차량의 교통사고와는 별개로 고유한 사고발생 위험이 내재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화물차량 적재함에 올라가 덮개를 씌우다 추락한 사고는 '하역작업 사고'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원심이 보험계약을 명문 규정과 반해 해석했다"고 판시했다.
지난 2013년 4월 김씨는 25톤 화물차량의 적재함 위에 올라가 덮개를 씌우고 끈으로 묶는 작업을 하던 중 미끄려져 골절 상해를 입자 운전자보험에 가입한 동부화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김씨가 체결한 보험약관에는 '하역작업을 하는 동안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교통사고로 보지 않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
동부화재는 약관 규정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 이유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며 김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도로교통법상 모든 운전자는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덮개를 씌우거나 묶는 등 확실하게 고정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김씨의 사고를 하역작업과는 별개인 적재물 고정 작업 중 발생한 사고로 판단하고 보험금 지급 사유가 있다고 판결했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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