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무역 증가율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연구소(CPB)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세계 무역 증가율이 전년대비 1%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올해 경제 성장률이 3% 초반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저조한 수치다.
WSJ는 "세계무역이 슬럼프에 직면한 것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에 대한 불안도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글로벌 경제 2위 대국인 중국경제의 부진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더해 중국정부가 내수 진작에 힘쓰면서 수입량을 통제한 것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중국의 수입량은 전년대비 8.1% 감소했으며 8월에는 무려 13.8%로 감소폭이 더욱 확대됐다. 중국과 교역량이 많은 러시아, 브라질 등도 최근 수출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결국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주저 앉으면서 차이나 쇼크가 글로벌 경제 성장 동력 엔진마저 꺼뜨린 셈이다.
로버트 쿠프만(Robert Coopman) WT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무역량 급감 수치는 마치 글로벌 성장 엔진의 타이밍 벨트가 끊어지거나 엔진 실린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과 같은 형국"이라며 "글로벌경제의 파열(bursting)을 목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는 세계화의 시대를 거쳐 이제 긴축의 시점에 진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당분간 이전만큼 세계 무역 증가율이 회복되기는 쉽지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CPB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무역량은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분기 무역량은 전년대비 1.5% 줄어든데 이어 2분기에도 0.5% 감소하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다만 하반기 세계무역 규모가 소폭이나마 반등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상반기 부진을 크게 상쇄해줄만한 정도는 아닐것으로 내다봤다.
폴 비넨달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회복세를 보이면서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상반기 워낙 부진이 심화된터라 전체 증가율은 1% 내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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