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노조가 카드발급을 중단에 이어 신규대출 제한까지 선언하면서 임금협상과 관련 노사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오는 23일부터 개인 신규대출 서비스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9일 실시된 영업점 카드 신규 발행 금지 조치에도 사측의 강경한 입장이 이어져 투쟁의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며 "임단협(임금단체협상) 타결을 위해 사측과 대화를 위한 노력을 했으나, 박진회 행장의 태도가 전혀 변하지 않아 타협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씨티은행과 노조는 2014년 임단협을 아직까지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과의 대화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지난 6월30일부터 본격적인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핵심 쟁점은 임금피크제 도입에 앞서 비정규직 처우개선과 퇴직금 누진제 폐지 등의 문제다.
노조는 사측이 비정규직 처우개선은 무시한 채 임금피크제 도입 만을 주장하고 있어 협상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임금피크제 도입에 앞서 비정규직 380명을 정규직으로 전원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퇴직금 누진제에서도 양측의 의견 대립이 심하다. 사측은 퇴직금 누진제 올해 폐지를, 노조 쪽은 점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고 노조 관계자가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에는 수자원공사 내 점포가 나가고 그 자리에 신한은행 점포가 들어선 것이 불씨가 돼 노사 간 갈증이 고조되기도 했다.
당시 노조는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과의 협의를 통해 오는 2017년까지 점포폐쇄와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으나, 사측이 이를 어기고 일방적으로 점포를 폐쇄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 9일 전 조합원에 신용카드 신규가입 금지 명령을 내렸고 이후 신규대출 제한이라는 조치까지 내린 것이다.
서울 중구 다동 한국씨티은행 본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사측은 신한은행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해 입찰 경쟁에서 밀린 것이지, 점포 구조조정을 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카드 신규발행 금지 및 신규대출 제한이라는 노조원들에게 지시를 했지만 점포에서는 지장 없이 영업이 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사측은 "노조와의 협상 진행 현황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대화를 진행 중"이라며 "노조가 영업점 카드 신규 발행을 금지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점포에 가보면 관련 영업은 지장 없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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