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악성 부채와 부동산 침체 우려로 인한 중국 은행권의 부실 위험성을 지적했다.
2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S&P는 중국 은행권이 직면한 경제적 위험도에 대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중국 은행권의 부실 위험도가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의 은행권이 직면한 위험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S&P는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지만 신용증가율과 손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전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인 중국 금융 산업의 신용 위험이 지속적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S&P는 “중국 은행권에서 지난 2년간 비공식 민간 부문에 대한 신용 노출 규모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50%를 넘어설 가능성이 30%로 책정되고 있다”면서 “지난 2009년부터 확대되고 있는 비금융 은행권의 대출은 경제 불균형과 국가 신용 위험도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P 치앙 랴오 이사는 “미국의 경우 GDP 대비 민간 신용 비중은 50%로 중국의 민간 신용의 3분의 1수준”이라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림자 금융 리스크과 함께 중국의 부동산 시장의 침체 역시 우려했다.
상하이, 베이징 등 대형 도시에서 주택 판매가 늘어나고 있지만 투자는 여전히 늘어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소도시에서의 주택 공급 과잉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에서는 민간 그림자 금융을 해결하기 위한 대출 규제를 확립하고 있지만 당국 규제가 은행권의 부실 채권의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중국 은행 규제 당국자에게 이에 대한 논평을 요구했지만 당국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중국 은행권의 이익 역시 둔화되고 있는 국면이다. 마켓워치는 중국 은행의 2분기 순이익이 1분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중국 전역의 최대 대출 규모를 자랑하는 상업은행의 올해 상반기 대출 관련 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0.6% 증가에 그쳤다.
S&P는 중국은행이 강한 예금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중국 당국이 은행들을 소유하고 있다면서 이는 시장을 왜곡시키고 은행 시스템 투명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은행권에 대한 우려는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이달 초 중국의 상장 은행들이 경기 부진으로 인해 1~2년 안에 경영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상업은행(ICBC) 상하이 지점의 창구에서 직원이 서류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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