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인 시장 공략…가전업계, 건설사 손잡기 분주
한 번 수주로 높은 매출 달성 가능…프리미엄 제품으로 브랜드 제고
2015-09-22 16:11:42 2015-09-22 17:24:59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가전업계가 건설사 공략에 나섰다. 자사 빌트인 가전을 적용하기 위해서다. 건축 단계부터 냉장고·에어컨 등의 가전을 내장하는 빌트인 가전은 매출 규모가 크고, 브랜드 인지도도 높일 수 있어 가전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다.
 
지난 18일 삼성전자(005930)와 대림산업(000210)은 업무협약(MOU)를 맺고 6800가구 규모 대단지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에 시스템에어컨·냉장고·김치냉장고·오븐 등의 빌트인 가전제품을 설치하기로 했다. 선택시 추가 설치되는 빌트인 가전은 모두 삼성 제품으로 채워진다.
 
사후서비스(AS)도 남다르다. 해당 아파트에 설치된 빌트인 가전제품에 대해 무상 AS 기간을 기존보다 1년 늘리기로 했다. 시스템에어컨은 입주 후 4년, 일반 빌트인 가전제품은 입주 후 3년까지 무상 AS를 받을 수 있다.
 
LG전자(066570)도 지난해 4월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코업호텔 하버뷰' 401개 객실과 향후 3년간 코업이 신규 운영하는 3000여개 객실에 호텔 에너지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LG전자의 호텔 에너지 솔루션에는 시스템 에어컨이 포함돼 있다. 
 
최근에는 빌트인 시장도 고급화되는 양상이다. 삼성과 LG는 빌트인에 프리미엄 가전을 접목한 자체 브랜드를 기반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전자는 바텀프리저(상 냉장·하 냉동) 냉장고와 인덕션 전기레인지, 오븐, 식기체척기로 구성된 '셰프컬렉션'을 내세워 오는 2018년까지 빌트인 시장 규모를 1조원까지 키우고, 6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가 미국 LA 도심의 고급 아파트 ‘멧 로프츠(Met Lofts)’에 설치한 프리미엄 빌트인 'LG 스튜디오' 사진/ LG전자
  
LG전자는 'LG 스튜디오'를 세 가지 방식으로 적용했다. 기존 방식인 건설사 수주와 함께 진행해 주방가구와 매칭하는 '유럽형 정통 빌트인 패키지', 주방 리모델링 형태의 '북미형 빌트인 패키지', 일반 가전과 빌트인 가전을 결합한 '한국형 세미 빌트인 패키지' 등으로 구성됐다.
 
독일 가전업체 밀레도 빌트인에 적극적이다. 밀레는 오는 2017년 준공을 앞두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트리마제'와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 30여개 층으로 구성된 주거용 고급 오피스텔에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제품을 납품한다.
 
밀레는 지난 6월 열린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고급 주택을 중심으로 한 건설경기의 점진적 회복을 기대하며 VVIP를 위한 프레스티지 빌트인 주방가전을 다양하게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가전업계가 빌트인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는 정체된 가전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일반 가전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 중국업체의 성장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냉장고, 오븐, 에어컨, 식기세척기 등을 패키지로 판매하는 빌트인 가전은 한 번에 큰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빌트인 가전은 건축 단계에서 가전을 주방 가구 안에 내장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가전업계가 건설사와의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가구와 가전을 따로 구매하던 이전과 달리 최근에는 인테리어의 통일성을 위해 가구와 가전 분위기를 맞춰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도 빌트인 시장에 활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빌트인 가전은 기술력과 브랜드가 확실한 업체들만 진출할 수 있는 분야로 여겨진다. 때문에 아파트나 호텔에 빌트인 제품이 들어갔을 경우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는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빌트인 시장이 7000억원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며 "건설사와 같은 B2B 시장은 한 번 계약으로 500대 이상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가전업계가 이를 수주하기 위해 안팎으로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