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로 일반 예금 수익성이 악화되자 주식 자산을 늘리는 부자들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 금리하락 추세가 지속되면서 안전 자산의 매력이 떨어진 반면, 수익률이 높은 위험자산이 인기를 끈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일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0억이상 자산가 1099명을 상대로 지난 6월부터 2개월간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금융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을 늘린 부자들이 많아졌다고 보고했다.
실제로 부자들의 금융자산 구성을 보면 예금자산이 3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지난해에 기록한 40%보다 5%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식 비중은 지난해 14%에서 19%로 5%포인트 올랐다. 펀드와 기타 자산은 지난해와 비슷한 27%, 20%를 각각 기록했다.
서울 종로구 모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주식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많은 투자처 중 유독 주식 비중이 높아진 이유는 향후 1년 간 강세장이 연출될 것으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자산의 투자성향에 대해 살펴보면 가장 관심 있는 금융자산으로는 응답자의 16%가 '은행지수연계신탁(ELT)'을 꼽았다. 단기 고금리성 상품(은행CD, MMDA, CMA)이 11%, 주식형 펀드와 은행 정기예금이 10%, 8%로 그 뒤를 따랐다.
작년 설문조사에서 관심 금융자산으로 ELS와 은행 정비율이 정기예금, 단기 고금리성 상품, 주식형펀드 순으로 선택비율이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위험을 감수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난 셈이다.
은행 예금 선호도가 지난해 24%에서 올해 16%포인트 하락한 8%를 기록한 것을 봐도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프라이빗뱅킹(PB)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라 주가 조정세가 지속됐지만, 지난 6월 말 이후 부터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지속해서 유입됐다"고 "최근 한 달 동안에는 주식형 펀드로 2.2조원이 들어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동산 또한 주식과 함께 부자들의 이목을 끈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금융자산 30억~50억 미만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전년(40%) 대비 7%나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 살리기를 위한 정부의 정책에 맞춰 부자들도 부동산 투자 비중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