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경기침체가 올 연말 끝날 것이라는 발언에 뉴욕증시를 끌어올린 '닥터 둠(Dr. Doom)'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장마감 후 성명을 발표, 자신의 견해는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루비니 교수는 성명에서 자신이 '올해 경기침체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는 주요언론의 보도는 발언의 맥락을 무시하고 일부만 발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루비니는 "나는 경기침체가 24개월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해왔고 현재 경기침체는 19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다"며 "침체가 연말에 끝난다면 이는 24개월간 지속되는 것이며 이는 회복이 2010년에야 시작된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장중 내내 혼조세를 보이던 미 증시는 그간 비관적인 태도를 유지했던 루비니 교수가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전 전망을 내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 마감했다.
주요 언론들은 이날 루비니 교수가 뉴욕에서 열린 한 투자회의에서 "경제의 자유낙하 상황은 멈췄고 경기가 여전히 위축되고 있지만, 속도는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경기침체가 끝날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는 그동안의 루비니 교수의 발언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호재에 목말랐던 시장이 이날 루비니의 발언을 '비관론자의 변심'으로 받아들이며 오버슈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루비니는 이날 회의에서 경제성장을 돕기 위해 올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약 2000억~2500억달러 규모의 2차 부양책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언급, 신중한 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비니는 장마감 후 자신이 “경제 성장이 올해 말 전에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하진 않았다”고 적극 해명하며 자신의 발언이 긍정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루비니 교수는 경제가 회복하더라도 성장률은 향후 수년간 약 1%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내년에 '더블딥'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즉, 양적 완화정책에서 조기에 탈출한다면 경제는 회복 기운이 빠지고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식의 새로운 침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대규모 재정적자가 결국 장기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반적으로 루비니는 "경기침체가 올 연말 끝나더라도 미국의 가정, 금융권, 기업들 모두가 채무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회복은 매우 취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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