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비서실장 해임을 두고 또 한번 충돌했다.
아울러 신동주 회장 측은 전날 있었던 롯데호텔의 퇴거 통보에 대해 강경대응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형제간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1일 SDJ코퍼레이션은 "이일민 비서실장은 신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라는 지시를 명시적으로 거부했다"며 "이 비서실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시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여 직부에서 배제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해고가 아니라 비서실장으로서의 직위에서 해임한 것뿐이므로 인사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또 새로 임명된 나승기 전 변호사의 경우 신 총괄회장이 본인의 신변관리를 위해 개인적으로 채용한 것이기 때문에 롯데호텔의 직원채용규정이나 인사규정을 따를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이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SDJ 측에서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이 있다고 하는데 회사 직원도 아닌 사람들이 이를 핑계로 무단으로 상주한다는 것이 법률이나 상식에 따져봐도 말이 안된다"며 "회사에는 직원 채용규정과 인사규정이 있고 내부 결제절차가 있기 때문에 총괄회장과 회사 직원인 비서팀(이일민 비서실장)을 제외하고 외부인들은 모두 퇴거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DJ코퍼레이션 측은 호텔롯데의 34층 집무실 퇴거요청은 신 총괄에 대한 업무방해 행위라며 민형사상 강경 대응 입장을 표명했다.
회사 측은 "롯데호텔 34층은 그룹의 총괄회장이자 롯데호텔의 대표이사인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이라며 "총괄회장의 관리 하에 있는 곳이므로 그의 지시에 따라 근무하거나 승낙을 받아 출입하는 행위가 정당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른 직원의 정당한 근무와 출입을 방해하는 등의 행위는 신 총괄회장에 대한 업무방해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민형사상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특히 롯데그룹의 심복을 배치하겠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신 총괄회장을 인질로 삼고자 하는 의도로 밖에는 볼 수 없으므로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스1)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