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남대문' vs 두산 '동대문' 면세점 맞불
신세계 '상생·관광' 비전 제시…두산, 오너 사재 털어 지역발전 앞장
2015-10-26 15:29:05 2015-10-26 15:48:54
서울 시내면세점 운영권 신규 진입을 도전하는 신세계(004170)두산(000150)이 한날 한시에 기자간담회를 열며 사실상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했다. 공교롭게도 두 기업은 각각 남대문과 동대문을 시내면세점 입지로 내밀며 묘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 한차례 고배를 마셨던 신세계는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남대문을 중심으로 한 관광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했으며, 두산 역시 같은 시각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을 알리고 지역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우선 관세청에 입찰 서류를 제출한 뒤 줄곧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던 신세계그룹의 시내면세점 법인 신세계디에프는 26일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공식 외부일정을 시작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성영목 사장과 정준호 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 시내면세점에 나서는 신세계의 전략을 발표했다.
 
이미 롯데면세점과 두산, SK네트웍스 등 경쟁사들은 공개적으로 '상생'을 골자로 하는 비전을 선포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한 상태. 이에 맞서는 성 사장은 이 자리에서 다른 경쟁사들이 하나같이 외쳤던 '상생'과 함께 '도심 관광 활성화' 카드를 꺼냈다.
 
신세계디에프는 서울 시내면세점 입지로 내세운 남대문 상권을 도심면세특구로 개발, 도심관광 활성화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수를 2020년까지 1700만명으로 늘려 관광산업 진흥에 일조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하게 되면 5년간 14만명의 고용창출을 유발하고 총 7조5000억원 규모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 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세계 본점 인근에 위치한 메사빌딩에 '국산의 힘' 센터를 설치해 중소·중견기업의 우수한 국산품을 수출하는 전초기지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신세계의 뒤늦은 비전선포가 발표되던 시각, 두산은 동대문 지역 발전을 앞세우며 대중의 관심을 분산시켰다.
 
박용만 회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을 알리고, 면세점 유치와 관계 없이 이번 재단을 통해 동대문 지역 발전에 적극 앞장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면세점과 직접 연관짓진 않았지만 지역 상권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직접 실행에 옮긴 셈이다.
 
박 회장은 "최근 공실률이 30%에 이르는 등 동대문 지역상권이 시들어가기 시작해 책임감도 느꼈고, 여러번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며 "동대문의 터줏대감으로서 이 지역과 함께 발전하고 같이 희망을 심어가는 것이 두산이 가질 수 있는 선관의무"라고 밝혔다.
 
재단은 박 회장 사재와 그룹에서 각각 100억원씩 출연해 구성됐으며, 민·관·학 협력을 통해 동대문 상권 활성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진입을 위해 도전하는 신세계디에프와 두산이 같은날 같은시각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오른쪽)은 도심관광 활성화와 중소기업 상생방안을 내세웠으며, 박용만 두산 회장(왼쪽)은 사재를 털어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실천에 돌입했다. (사진제공=두산, 신세계)
 
이성수·남궁민관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