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VC 사업부문 '이유 있는 적자'
2015-10-28 15:45:41 2015-10-28 15:45:41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LG전자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택한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가 적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정작 회사는 느긋한 모습이다. 자동차 부품 사이클상 개발부터 실제 적용까지 4~5년이 걸리는 데 아직 사업에 착수한 지 2년이 갓 지난 시점이기 때문이다.
 
올 들어 첫 실적을 공개한 VC사업본부는 두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차량용 핵심부품 개발을 위한 선행 연구개발(R&D) 투자가 늘면서 영업손실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적자폭은 줄었다. 1분기 매출액이 3826억원에서 2분기 4000억원으로 증가하고, 영업이익 적자 규모도 24억에서 15억원으로 9억원 줄었다. 올해 조심스럽게 흑자전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LG전자(066570)의 사업구조는 크게 보면 가전(HA 및 HE)과 스마트폰(MC)으로 양분돼 있다. 가전 시장이 정체 사이클에 접어든 가운데 스마트폰 역시 기술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미래 먹거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LG전자는 VC를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지난 2013년 7월 LG CNS의 자회사인 V-ENS를 흡수해 VC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자동차 부품 사업의 핵심 연구개발을 담당할 LG전자 인천캠퍼스도 준공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친환경 자동차부품과 에너지솔루션 분야에서는 더 나은 고객의 삶을 위한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면서 "신사업은 1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철저하고 용기 있게 키워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료/ LG전자
 
VC사업본부는 ▲xEV 솔루션 ▲인포테인먼트 기기 ▲안전 및 편의장치 ▲차량 엔지니어링 등 네개의 큰 카테고리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오디오비디오(AV) 내비게이션과 텔레매틱스에 매출이 집중돼 있지만 점점 매출이 다양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올 들어 배터리 시스템과 파워 트레인 부품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미국 반도체 회사 프리스케일과 '차세대 지능형 카메라 시스템' 공동 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는 주행 중 운전자가 발견하지 못한 장애물을 자동으로 인식해 차량을 제어하는 기술로, 향후 메르세데스 벤츠에 적용될 예정이다.
 
또 오는 2020년 시장 출시를 목표로 구글의 무인 주행차에 배터리팩를 공급키로 했다.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 개발의 전략적 파트너로도 선정됐다. 향후 인버터, 무선충전 모듈, 구동모터, 배터리팩, 전동컴프레셔 등 핵심부품 11가지를 GM에 공급할 예정이다
 
증권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GM과의 협업 소식이 전해진 지난 21일 LG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41% 급등했다. 실적 악화로 4만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지난 6월 이후 4개월만에 5만원대를 회복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GM 전기차의 전략 파트너 선정은 장기 성장성 구축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휴대폰, TV, 가전 등 세트사업 중심에서 신성장동력인 자동차 분야로 사업구조 전환이 가능하고,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VC 부문 매출이 전기차 부품으로 확대되면서 제품믹스 다변화로 매년 20% 이상의 고성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와 관련한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도 기대할만한 대목이다. LG전자는 스마트카 부품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 LG화학(051910)은 전기차 배터리, LG이노텍(011070)은 차량용 센서와 LED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개발 기간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매출 실현은 1~2년 내에 어려울 것"이라며 "오는 2017년부터 일부 품목에서 실질적인 매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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