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폭탄'…인허가 40만시대 개봉박두
분당 등 1기신도시 개발 당시보다 많은 물량
2015-11-04 15:55:01 2015-11-04 16:33:12
[뉴스토마토 한승수 기자] 올해 수도권 주택 인허가량이 40만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분당,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가 만들어지던 개발기보다 많은 물량이다. 수도권 연 인허가 40만가구 시대는 국내 주택시장에서 겪어보지 못한 일이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9월 수도권 주택 인허가실적은 29만4463가구다. 이같은 추세라면 산술적으로 39만2617가구 인허가가 가능하다. 12월 인허가물량이 급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40만가구 돌파도 가능하다. 지난해의 경우 1~11월 월평균 1만8258가구의 실적을 보이던 수도권 주택인허가량은 12월 4만945건으로 급증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수도권 주택인허가 실적은 23만5141가구다.
 
1990년 통계청이 인허가실적을 집계한 이래 수도권 연 40만가구 인허가를 기록한 적은 없다. 가장 많은 인허가가 난 것은 1990년으로 37만8797가구가 인허가됐다. 1990년 1988년 전후로 급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주택공급 200만가구 계획을 추진했던 시기다. 이때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 등 1기 신도시가 들어섰다.
 
1기 신도시 개발로 수도권 주택시장은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1988년~1990년 연평균 25.0%씩 뛰던 서울 아파트값은 1991년 4.5% 떨어졌다. 1992년과 1993년에도 각각 -4.3%, -2.8%로 내림세를 보였다. 1987년 69.2%였던 주택보급률이 1990년 72.1%로 올라가며 주택시장은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현재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기 때문에 주택 초과 공급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2014년 말 기준 전국 주택보급률은 118.1%(종전기준)며, 수도권은 107.5%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2010년~2013년 매년 평균 2.0%씩 하락하다 지난해 1.8% 상승, 힘겹게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는 1~9월 4.8% 상승, 오름폭을 확대하고 있지만 공급 급증에 따른 하락 위험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업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인허가량과 달리 입주시기가 확정된 분양아파트는 올해 25만~30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12만452가구보다 두배 이상 많은 물량이다.
 
현 정부 3년 동안 추산되는 수도권 인허가량은 83만5000여가구로, 문민정부(87만1938가구) 이후 가장 많다. 2기 신도시를 추진했던 DJ정부는 초기 3년 동안 62만7108가구를 인허가했으며, 참여정부와 MB정부 당시에는 각각 70만909가구, 70만2956가구가 인허가됐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주택 인허가에서 준공까지 3~6년이라는 큰 시간차가 있기 때문에 당장 문제화되지는 않는다"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사업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렵지만 시장 규모에 비해 많은 주택이 공급되고 있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었음에도 올해 수도권 주택인허가는 분당 등 1기 신도시 개발 당시보다 많은 물량이 인허가됐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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