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메리츠, 칼바람 '무풍지대'…증권사 혹한기에 몸집 불려
2015-11-18 17:02:07 2015-11-18 17:02:07
여의도 금융투자업계에 부는 칼바람에도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오히려 직원 수를 늘리는 등 구조조정의 무풍지대에  놓여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증권사 임직원 수는 3만6096명으로 지난해 9월30일(3만7026명)보다 930명 줄었다. 최근 희망퇴직 나선 회사도 있어 이를 통해 퇴사를 선택한 임직원 수까지 헤아리면 연내 감원규모는 이보다 클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현재 근속 7년 이상 직원(부장급 이하)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상반기 증시 호조로 증권사 업황이 좋아졌음에도 감원기조가 그대로 유지된 셈이다.
 
반면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같은 기간 오히려 몸집을 키워 주목된다. 같은 기간 두 회사의 인력증가 규모는 각각 416명, 397명이다. 같은 기간 대부분의 임직원 1000명 이상 대형사들이 두자릿수 인력 감원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공통적으로 두 회사 모두 인수합병 이전 선제적 구조조정 이후 단순한 덩치키우기가 아닌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핵심부문에 집중, 관련 인력을 지속적으로 뽑은 결과다.
 
두 회사가 나란히 3분기 고무적인 실적을 내놨다는 점도 살펴볼 점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3분기 순이익 672억원으로 업계 2위를 기록했다. 다만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10~50%나 많은 임직원수와 업계 최고의 자본력, 방대한 고객망을 가진 농협과의 시너지 효과가 아쉽고 ROE 또한 대형사 중 가장 낮다"며 "다만 아직 합병 초기고 내년 이후 비용구조 안정화 가능성이 있다. 규모면에서의 1등보다는 질적 레벨업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709억원의 순이익으로 이를 압도한 곳은 메리츠종금증권이다. 아이엠투자증권 합병 1년여 만에 명실상부 1위 증권사 자리에 오른 것이다. 꾸준히 두드러진 성과를 내며 3분기 누적 순이익 2406억908만원을 달성한 배경이다. 여타 대형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헤징 손실이 컸던 반면 상대적으로 ELS 노출상품이 없고 수익구조가 안정적이었던 점이 이익체력을 높였다.
 
특히 최근 1조78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인 해운대 엘시티 딜을 성사하면서 추가 수익을 낸 영향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종합금융업의 특성상 자산 규모가 늘어나면 순이자마진(NIM)을 통해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며 "그 외에도 대형 PF 딜과 투자 회수 등 일회성 수익도 호실적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두 회사가 업계 칼바람 속에서도 꿋꿋하게 몸집을 키워 사람이 곧 경쟁력임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위기에 몰렸다고 해서 과도한 인력감축을 답으로 삼아선 안 된다"며 "손쉬운 비용감축보다 고부가 가치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 등 경쟁력 강화 시스템을 다시 짜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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