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500억달러도 어려울 듯
"내년에도 어려울 것"…정부 정책 지원, 업계 자구노력 절실
2015-11-30 10:58:49 2015-11-30 10:58:49
[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해외건설 수주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말 막바지 수주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목표였던 500억달러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내년 역시 수주고 달성에 어려움이 예상돼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 대책 마련과 함께 신흥국 진출 등 건설업계의 자구적인 체질 개선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000830)은 이달 들어 호주 도로건설 공사와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 등 2건의 해외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000720) 역시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소 수주 소식을 전해왔다.
 
삼성물산이 지난 23일 수주에 성공한 '시드니 웨스트커넥스' 프로젝트 2단계 구간 공사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가 발주한 호주 최대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로, 사업규모만 28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의 지분은 전체의 30%인 8억4000만달러다.
 
25일에는 싱가포르 톰슨라인 지하철 공사 단독 수주 소식을 전했다. 이 공사는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것으로, 사업비는 3억9300만달러 규모다.
 
현대건설은 이달 인도네시아에서 총 사업비 7억2700만달러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 지분은 80% 가량이며, 나머지는 컨소시엄을 함께 구성한 현대엔지니어링과 현지 업체 몫이다.
 
이처럼 올해 막바지 해외 수주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정부의 수주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당초 올해 해외 수주 실적 700억 달러를 목표로 세웠지만 500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인 것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국내 업체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37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525억달러)를 크게 밑돌고 있다.
 
아시아의 경우 지난해보다 36% 가량 증가한 161억달러의 수주고를 보이고 있지만 중동의 경우 55%나 급감한 125억달러에 머물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지난 2010년 716억달러에 달했고, 지난해에도 660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우리 업체들의 해외건설 텃밭으로 불리던 중동의 저유가에 따른 수주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수주액이 크게 줄었고,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 주택시장이 회복되면서 해외수주 감소에도 일감이 어느 정도 뒷받침됐는데 앞으로가 더 큰 걱정"이라며 "유가가 내년에는 좀 올라가겠지만 그렇다고 해 예전처럼 중동에서 수주고를 올린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다각적인 해외수주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보다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건협 관계자는 "투자개발사업 위주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의 진출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여러가지 제약들에 의해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개별 기업들이 역량을 키워 해외 수주에 나서는 것도 병행돼야 하지만 정부의 보다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체들의 신흥국 진출 등 지역다변화를 통한 전략적 수주전이 진행되고 있지만 보다 장기적인 안목의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유가와 중동 경제 불안 등으로 해외수주가 줄어들면서 국내 건설업체들이 신흥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리스크가 높아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장의 일감 확보도 중요하지만 체질 변화를 통해 수익성과 장기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신흥국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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