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 영결식 '어린이 합창단 인권침해' 여부 인권위 진정
오영중 변호사, 행안부 등 상대 조사 촉구
2015-11-30 14:30:26 2015-11-30 18:06:03
지난 26일 엄수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 당시 모 초등학교 어린이 합창단이 아무런 방한 조치 없이 야외에 장시간 노출된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가 국가인권위에 접수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인 오영중 변호사(47·사법연수원 39기)는 30일 행안부 등 고 김 전 대통령 국가장 장례 주관 기관 및 담당자를 상대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개인자격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오 변호사는 진정서에서 "최근 고 김 전 대통령 서거 국가장에 동원된 모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어린이 합창단이 추위에 떨면서 아무런 방한보호조치 없이 눈바람에 약 1시간30분 이상 노출됐다"며 "이는 아동에 대한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 변호사는 이와 함께 행사에 초등학생 어린이 합창단이 동원된 경위, 행사 당일 눈바람에 노출된 학생들에 대한 학부모, 인솔교사 등의 보호요청과 이에 대한 행사담당자의 조치사항, 당일 학부모, 인솔교소의 보호요청을 받은 담당자가 상급자, 책임자에게 보고한 내용과 보고받은 상급자, 책임자가 행사 당일 행한 결정에 관한 사항을 조사할 것을 인권위에 촉구했다.
 
또 행사 이후 위 학생들에 대한 사과 등 사후조치 경위와 내용, 향후 재발방지책 사항도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오 변호사는 이와 함께 각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대한 권고사항으로, 야외에서 치르지는 각종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행사에 초등학생을 포함한 학생들에 대한 동원을 금지하는 내용의 인권가이드라인(행정규칙)을 제정해 정부 중앙부처, 각 지방자치단체, 기타 공공기관에 보내줄 것을 주장했다.
 
아울러 아동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아동들의 행사동원을 제한하는 입법청원을 해줄 것과 기타 아동(학생)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행사동원의 문제점에 대한 국가적, 사회적 홍보활동 강화할 것도 각 국가기관 등에 요구했다.
 
오 변호사는 이날 "인권을 담당하는 변호사로서 이번 사건이 아동 인권 침해사항에 해당한다고 보고 조속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하게 됐다"고 진정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6일 고 김 전 대통령 영결식에는 모 초등학교 어린이 합창단이 영하 3도에 눈발까지 날리는 날씨에 외투도 없이 단복만 입고 1시간 30분 이상 야외에 서 있는 장면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가 최근 SNS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고, 이에 앞서 고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도 영결식 다음 날 자신의 SNS에 "세심한 배려가 부족한 결과가 어린 학생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는 글을 올리고 사과했다.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잔디마당에서 엄수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에서 유가족들이 입장하고 있는 가운데 그 뒤로 단복만 입은 초등학교 합창단이 일어서 있다. 사진/뉴스1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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