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가까스로 회생의 불씨를 살린 쌍용차. 그렇지만 앞날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전문가들은 쌍용차가 다시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채권단의 지원, 그리고 쌍용차 자체의 현실적인 생존전략 마련 등이 모두 어우러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쌍용차 생존의 가장 급선무는 시장에서 팔릴 상품을 최대한 빨리 내놓는 것이다.
현영석 한남대 교수는 "가장 급한 것은 생산재개"라며 "이로써 공장이 정상가동되고 있고, 문제없이 차를 만들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쌍용차는 일부 생산라인이 재가동되고 있고 몇 일내로 파업이후 첫 완성차가 출고될 단계에 와 있지만 갈 길은 멀다.
부품업체들의 도산 혹은 휴업으로 원활한 부품공급이 이뤄질 지 불투명한데다, 쌍용차는 당장의 운영자금조차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이 쌍용차에 얼마만큼의 자금지원이 될 지가 쌍용차 회생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쌍용차에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자들은 모두 산업은행의 자금지원 규모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기업들도 우선 산업은행의 지원액수를 보고 최종적인 인수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쌍용차는 당장의 운영자금과 신차개발비용 등을 합쳐 모두 2500억~3000억원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쌍용차가 원하는 만큼의 자금을 모두 지원하기는 쉽지 않다.
곧 민영화될 상황에 있는 산업은행으로서는 중요한 결정을 쉽사리 할 수 없는 데다 GM대우 등 지원을 필요로 하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형평성 차원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당장의 운영자금만을 지원하는 것도 의미없는 지원이 될 수 있다. 개발중인 신차 C200을 최대한 빨리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데 이 신차를 개발할 비용을 지원하지 않고 운영자금만 주는 것은 단순히 쌍용차의 생명을 잠시 연장하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로서는 산업은행을 어떻게든 설득해 충분한 자금지원을 받아내는 것이 살아남는 첫 단추인 셈이다.
쌍용차의 비즈니스모델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쌍용차의 제품라인업은 대형 SUV 혹은 대형세단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최근의 친환경, 소형이라는 추세와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복득규 박사는 "아예 고급, 대형차종을 적극 강조해 리치마켓(rich market)으로 가든지 아니면 비용이 많이 드는 자체 개발은 포기하고 다른 완성차 업체의 신차개발 및 생산을 아웃소싱받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박사는 "결국 문제의 원인은 재무적 측면만을 생각해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하게끔 한 것이었다"면서 "앞으로 쌍용차가 매각의 길을 간다면 당장의 재무적 고려 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 전체적인 고려도 필요하며 이것이 이번 쌍용차 사태의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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