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중국 TV 업체들이 해외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탄탄한 내수를 기반으로 성장을 이룩한 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판매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기술력 강화 등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TCL은 일본 산요의 멕시코 공장을 인수하며 생산기지를 확대했다. 이를 기반으로 월마트나 필립스 브랜드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또 이달에는
롯데하이마트(071840)와 판매대행 협약을 맺고 한국시장에 공식적으로 문들 두드린다. 우선 32·40·50인치 풀HD TV부터 선보일 계획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독점하고 있는 국내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향후 프리미엄 라인인 대형 커브드 UHD TV도 도입할 예정이다.
하이센스는 일본 샤프 멕시코 공장을 인수하면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미와 남미 지역에서 샤프 상표 사용권과 판권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기간에는 북미에서 샤프 브랜드로 TV를 판매했다.
유럽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하이센스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5개 유럽 현지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독일 시장을 발판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포부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독일에는 TV, 스마트폰, 백색가전 기술 개발을 위한 R&D 센터도 출범한 상태다.
스카이워스는 독일 메츠(METZ) 브랜드를 사들이며 유럽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메츠는 독일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브랜드다.
스카이워스는 독일에 이어 프랑스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3년 내 전체 유럽시장에 진출하고, 현지 연구센터를 설립하겠다는 청사진도 가지고 있다. 두 개의 브랜드를 활용해 고급 TV 시장은 메츠로, 주류시장은 스카이워스 제품으로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IFA2015에서 전시된 스카이워스 부스. 왼쪽에는 METZ 제품이, 오른쪽에는 스카이워스의 8K TV 시제품이 전시됐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렇듯 중국 TV 업체들은 자본력을 앞세워 M&A로 몸집을 키우는 한편, 프리미엄 시장으로 통하는 북미와 유럽지역 공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자국 수요 침체로 성장 동력이 약화된데 따른 대응이라는 표면적 이유도 있지만, 해외기업 인수를 통해 기술력을 키우고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의미도 함축하고 있다. 글로벌 경험이 축적되면서 해외기업 따라잡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자본력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나올 경우 중국 업체들의 성장은 TV 시장 성장률을 뛰어넘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TV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고,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가격 경쟁력 외에 소비자를 공략할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것이 이들의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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