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초대형 매물인 KDB대우증권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21일 실시된다. 대우증권을 인수할 새 주인이 가려지는 경쟁에서 누가 최종 승자가 될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 매각자인 산업은행은 21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금융지주,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예비입찰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본입찰을 진행한다. 이들 4곳의 예비입찰 참가자들은 이날까지 인수금액과 자금 조달방안, 경영 계획 등을 제출한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는 예정대로 24일 진행된다. 내부 일정상 일주일 가량 미룬 30일 발표하려 했으나 일정 번복에 따른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금융위원회의 지적으로 다시 계획을 되돌린 결과다.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는 대우증권 본실사를 거쳐 내년 1월 중순께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금융당국 승인을 거쳐 내년 상반기 내로 최종 인수대금 납입까지 끝내면 대우증권 주인 교체가 최종 마무리된다.
산업은행이 책정한 대우증권 지분의 장부가는 1조7758억원. 예상 매각 가격은 2조원 안팎이다. 인수후보 예비입찰 참가자들은 평가배점표상 인수가격과 자기자본, 인수시너지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앞서 인수 채비를 해둔 상태다.
미래에셋증권은 앞서 자본금 2조5000억원에 추가로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실탄을 마련해두는 등 대우증권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이 미래에셋생명 자금 수혈 등의 용도로 쓰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한 차례의 통합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과거 한국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10위 동원증권을 1위 증권사로 끌어올린 바 있다. 다만 두 회사의 경우 대우증권과 같은 증권사라는 점에서 인수시 중복되는 비즈니스가 많아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자금조달 능력이 가장 독보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KB금융은 특히 대우증권 인수 후 KB국민은행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세부 전략까지 마련하는 등 인수 후보자 가운데 가장 탄탄한 경영계획을 수립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우증권의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 기준 지분가치가 1조5000억원에 못 미치는 등 산업은행 장부가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적용은 향후 대우증권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금융지주 등 인수 후보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지와 대우증권의 브로커리지·투자은행(IB) 부문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정당화시킬 요인"이라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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