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을 시작으로 주류업체의 소주값이 인상이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직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2위 소주 기업인 롯데주류도 조만간 이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무학은 21일부터 '좋은데이'의 출고가를 950원에서 1006.9원으로 5.99% 인상한다. 또 '화이트' 소주의 출고가도 970원에서 1028.1원으로 5.99% 올린다.
앞서 지난달 27일 업계 1위 하이트진로의 가격인상 발표 직후 맥키스컴퍼니(구 선양)의 'O2린', 한라산소주의 '한라산 2종' 등 지역 업체들도 잇따라 출고가를 올렸다. 대선주조도 현재 인상폭을 확정하지 않았으나 내부적으로 오는 22일 인상을 계획하고 관할 세무서에 신고를 준비 중이다.
업계 1위의 가격인상에 후속 사업자들도 덩달아 줄줄이 가격을 올리는 '도미노 현상'이 2012년에 이어 3년만에 재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 출고가 인상을 미루고 있는 롯데주류의 소주값 인상도 시간문제라는 것이 주류업계의 예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가 가격인상을 미루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점유율 확대다. 롯데주류가 '처음처럼'의 가격인상 시점을 최대한 늦춰 이 기회에 점유율을 확대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지금 롯데주류와 하이트진로의 출고가 차이는 소주 한 짝(30병)에 2091원"이라며 "도매상에서 소매점으로 넘어가면 금액차이가 더 벌어지기 때문에 롯데주류가 이를 활용해 영업현장에서 박리다매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롯데주류가 '빈병보증금'과 '취급수수료' 인상이 결정되는 시기에 출고가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부터 빈병보증금과 함께 취급수수료까지 오를 경우 롯데주류도 결국 출고가 유지 기조를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취급수수료는 주류 업체가 빈병을 대신 수거해주는 대가로 주류 도·소매상에게 주는 돈이다.
환경부는 현재 40원, 50원인 소주·맥주 한 병당 빈병 보증금을 각각 100원, 130원으로 올리고 16~19원인 빈병 취급 수수료는 33원으로 올리는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규제개혁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제동을 걸었지만 환경부는 재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출고가 인상 시기를 두고 전국구 제조회사인 롯데주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소주 제품들. (사진=뉴시스)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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