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코앞' 대부업법…협상 지렛대로 잡혀 옴짝달싹 못해
정무위, 대부업 금리 상한 27.9% 합의…해넘기면 상한선 무효
자본시장법·공정거래법 등 추가 논의 여부로 기싸움
2015-12-23 16:21:12 2015-12-23 16:21:12
올해 말 일몰을 앞둔 국회 정무위원회 소관 법들이 다른 법안의 처리 문제와 연계되면서 연장 여부를 확정 짓지 못 한채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워가고 있다.
 
지난달 말 법안심사소위 파행 이후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 하던 정무위는 23일에도 소위를 열지 못 했다. 23일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숙려기간(5일) 등의 절차를 감안했을 때 28일로 예정된 본회의에 안건으로 올릴 수 있는 요건을 갖추기 위한 마지노선이었다.
 
정무위는 현재 올해 말로 일몰되는 대부업체의 법정금리상한을 담고 있는 대부업법과 기업의 워크아웃 절차를 지원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등의 처리가 급한 상황이지만 다른 법안들의 처리 여부와 연계되면서 막다른 길에 몰리고 있다.
 
대부업법의 경우 지난달 27일 소위 논의 결과 여야가 현행 34.9%로 정해진 법정상한금리를 여당의 29.9%와 야당의 25%의 중간지대인 27.9%로 낮추기로 잠정합의 한 바 있다.
 
기촉법 역시 지난 소위 논의 과정에서 2년 6개월 연장하는 데 합의했으며 야당의 요구안이 담긴 구체 내용까지 조문화 작업이 완료된 상황이다.
 
이후 정무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용태,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지난 21일 간사협의를 갖고 향후 의사일정 및 추가 논의 법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양당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일몰법안들의 처리 여부조차 결론 내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대부업법은 연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금리의 상한 규정이 사라지면서 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정무위 관계자는 "기촉법은 지금까지 한번 정도만 연장에 성공했고 대개 일몰됐다가 (공백기간을 가진 뒤) 입법해왔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정말 큰일이 나는 것은 대부업법"이라며 법안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요 대부업체들은 어차피 (법안이 개정되면) 금리를 다시 내려야 하고 금융위 감독도 받아야 한다. 또 사회적인 압력이 있기 때문에 상한 규정이 없어졌다고 (금리를) 100%, 200%로 하지는 못 할 것이다. 다만 누군가 한 명이라도 피해를 보는 사람은 분명히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야는 현재 이러한 일몰법안들의 시급성을 지렛대로 삼아 상임위 법안처리 협상을 유리하게 끌어가는 양상이다.
 
지난 21일 여야 간사협의 당시 야당은 기합의된 법안의 우선 처리 방침을 전하면서도 ▲공정거래법(순환출자고리 3년내 해소) ▲자본시장법(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회사의 비금융계열회사 의결권 제한및 공익재단의 의결권 제한) ▲금융소비자보호법 ▲보험업법 등을 추가 논의 안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여당 정무위 관계자는 "일몰법 같은 경우 정부여당이 급하니까 (추가 논의 법안을) 툭툭 던지면서 협상력을 키우려고 한다"며 "이전에 논의도 되지 않은 법안들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식 의원은 지난 22일 정무위 현황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회사의 의결권을 제한하겠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고 여당이 발의한 법이다. 금융소비자법도 최대 쟁점이었던 불완전판매의 입증책임전환 부분을 양보해서 제한된 부분에서 적용해 타결하자는 것"이라며 "정부여당이 필요한 부분만 처리하자는 태도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 정무위 관계자는 여야 협상 교착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 대해 "대부업법의 경우 최고금리의 상한선이 없어지기 때문에 넘겨 법사위 숙려기간의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긴급성이 있어서 이번 주말까지라도 논의를 해볼 여지는 있을 것 같다"며 "양당이 쟁점이 큰 법안들의 처리 방법에서 접점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지난달 25일 회의를 열고 소관 법안을 심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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