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의 꽃'으로 불리는 TV 기술의 진화가 끝이 없다. 주도권 싸움도 한층 격렬해졌다.
삼성전자(005930)는 퀀텀닷을,
LG전자(066570)는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글로벌 TV시장을 주도하는 라이벌답게 신경전도 거세다. 포문은 삼성이 열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퀀텀닷은 지속적으로 진보하고 있고 향후도 그럴 것"이라며 "(그간)색상을 좋게 하고 밝기를 올리는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레드에 대한 견제도 이어졌다. 김 사장은 "현재 올레드는 생산성과 가격경쟁력,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고 수익성이 확보되면 그때 가서 어떤 게 나은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분히 LG전자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LG도 가만 있지 않았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바로 다음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트업체들이 대체로 퀀텀닷을 적용하고 있고 우리도 (기술적으로)가능하다"며 "하지만 퀀텀닷 발광의 효율성은 검증되지 않았다"고 응수했다.
(왼쪽)삼성전자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2016년형 SUHD TV를 공개했다. (오른쪽)LG전자의 '시그니처 G6' 사진/ 임애신 기자, LG전자
양사의 기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수년 전만 해도 LG전자와 함께 올레드TV를 '궁극의 TV', '꿈의 TV'로 규정하며 힘을 쏟았다. UHD TV는 콘텐츠에 한계가 있다며 시장에서의 실패를 예단하기도 했다. 그러다 방향을 선회, UHD TV 경쟁에 뛰어들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수율의 한계를 벗지 못한 것으로 해석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후 삼성전자는 퀀탐닷으로 대응했다. 이번 CES에서는 2세대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SUHD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퀀텀닷 기술은 10억분의 1의 미세한 입자로 순수한 색과 밝기를 표현한다. 소비자들이 실제 TV를 보는 환경을 고려해서 반사되는 빛을 제로에 가깝게 흡수하는 '울트라 블랙' 기술을 적용했다.
올레드TV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 발광 소자로 색상을 구현한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TV 패러다임을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올레드로 전환키로 결정하고 시장 개척을 위해 고군분투 해왔다. 최근에는 일본과 중국업체들이 올레드TV를 속속 선보이며 LG전자가 제시한 방향을 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올레드와 퀀텀닷 모두 기술적 허점이 있다"며 "어느 한쪽이 먼저 완전한 기술 개발에 도달할 때까지 신경전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