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구청소기 하나로 시장을 넘본다…연구개발의 집념 '코니맥스'
위기를 기회로…국내 오픈마켓 평정에 일본·독일까지 진출
2016-01-14 15:03:52 2016-01-14 15:03:59
중소기업 코니맥스가 침구청소기 시장에서 빠르게 발을 넓혀가고 있다.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국내를 넘어 해외로까지 시장을 확대했다.
 
코니맥스는 2002년 월스타로 창업, 이후 제품명을 따 사명을 지금의 코스맥스로 바꿨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청소기에 대한 연구개발의 열정은 2011년 4세대 침구청소기 '코니맥스'의 출시로 이어졌다. 소비자들이 먼저 인정하면서  대표 침구청소기 대열에 합류했다.
 
수면과 경제학의 합성어인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는 신조어로 등장할 정도로 국내 침구용품과 침구환경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슬리포노믹스 시장은 현재 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중 국내 침구청소기 시장은 900억원 수준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아토피와 미세먼지에 민감해지면서 시장의 성장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라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도 가세하며 경쟁 또한 한층 치열해졌다.
 
4세대 침구청소기 개발…미세먼지·진드기 99.7% 제거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틈바구니에서 코니맥스는 한계도 느꼈다. 끊임없이 매달려온 연구개발이 이를 극복케 했다. 특허기술 헤파(HEPA)필터와 메쉬필터를 장착한 4세대 침구청소기 개발에 성공했고, 제품을 직접 사용해본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대기업의 광고를 대신해줬다.
 
침구청소기 코니맥스는 일반먼지는 물론, 0.3㎛(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초미세먼지까지 제거해준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진공청소기와도 호환 가능하며, 일반 진공청소기의 앞 브러쉬를 제거한 후 연결하면 바로 진드기 제거용 침구청소기로 활용할 수 있다. 연결성과 확장성은 편리함을 가져왔다.
  
코니맥스가 개발한 침구청소기. 사진/코니맥스
  
현재 7건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4건, 중국에서 2건의 특허등록을 마쳤으며, 일본에서도 1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회사 관계자는 "침구청소기에 대한 연구개발을 이어오면서 1세대부터 제품을 계속 개선해왔다"며 "그 결과 지금으로서는 더 나은 기술을 적용할 없는 수준의 침구청소기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가격경쟁력도 코니맥스의 무기다. 제품은 4만원대로, 타사 제품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인 만큼 고급화된 디자인으로 제품의 가치를 더 높일 수도 있었지만 불필요한 디자인을 모두 뺐다"며 "많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마진율을 낮춰 경제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침구청소기 시장의 위기, 코니맥스에게는 '기회' 
 
코니맥스가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공교롭게도 2014년 침구청소기에 대한 실태를 파헤친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나서다. 당시 유명 침구청소기들이 미세먼지나 진드기를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침구청소기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침구청소기를 향한 소비자들의 불신도 커졌다.
 
이는 오히려 코니맥스에게 기회가 됐다. 10여년간 공들여 개발해온 4세대 기술이 비로서 진가를 드러내게 됐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오픈마켓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코니맥스는 옥션, 11번가, G마켓 등 오픈마켓을 주요 유통처로 활용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오픈마켓에서 판매 1위에 오를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매출도 두 배로 뛰었다. 4세대 제품 출시 후 2014년까지 10~20억원 수준이었던 연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 3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40만대 수준으로, 목표치 30만대를 훌쩍 넘었다. 판매가 급증하면서 생산라인도 늘렸다. 현재 가산디지털단지 내 생산공장에는 20여명의 직원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수요에 따라 인원과 생산라인을 추가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일본·독일 기업과 공급계약 맺고 해외진출까지
 
해외진출의 원년인 올해는 기대가 더 크다. 코니맥스는 지난해 11월 일본의 대표적인 유통기업 테이진(Teijin)사와 공급계약을 맺고 일본시장 진입을 알렸다.
 
코니맥스는 “기존의 진공청소기에 부착하는 방식이 아이디어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일본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까다로운 일본의 소비자 만족도 평가에서 주부들로부터 품질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손혁 코니맥스대표(왼쪽)는 독일 OBB사의 Bastian Roscheck 대표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생산공장에서 코니맥스 계약에 대한 세부 사항에 대해 조율했다. 사진/코니맥스
   
일본에 이어 독일 진입 소식도 전해지는 등 쾌거가 잇달았다. 지난달 독일 OBB사와 공급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OBB사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본에 이어 독일로의 수출이 성사되면서 코니맥스의 아시아, 유럽 진출이 탄력을 받게 됐다. 코니맥스는 “독일의 침구회사 OBB가 최근 독일 현지에서 코니맥스의 사전 품평회를 실시해 성능과 가격 등 다방면에 걸쳐 소비자들의 호응을 확인했다”며 “지난달 OBB사 대표가 코니맥스 본사를 방문해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계약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조율했다”고 귀띔했다.
 
독일 OBB사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구스다운 침구류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국내에서도 홈쇼핑을 통해 단기간에 2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코니맥스는 올해 일본과 독일에 각각 20만개의 제품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침구 속에 미세먼지가 폐암 발병 위험을 높이고, 집먼지 진드기가 아토피 피부염의 주원인으로 알려지면서 침구청소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육아를 하는 신혼부부와 애완견을 키우는 가정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어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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