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송신료 기준은 '단자 수'"…법원, 씨앤앰에 57억 배상 판결
지상파-씨앤앰 손배소송, 남부지법 "씨앤앰이 추가단자 누락해"
2016-01-17 11:29:17 2016-01-17 11:29:17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씨앤앰이 지상파 3사에게 약 57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가입자수 일부를 누락해 지상파에 내야 하는 재송신료를 축소했다는 이유에서다.
 
15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이하 법원)은 씨앤앰에 대해 지상파 3사에게 각각 약 19억원씩 총 57억원 규모의 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의 취지는 재송신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가입자 수'의 의미를 '가구 수'나 '계약자 수'가 아닌, 서비스가 제공되는 '단자 수'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지상파 3사는 씨앤앰이 가입자 수를 축소해 재송신료를 적게 냈다며 지난해 4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정호준 의원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기재된 씨앤앰의 가입자 수가 그동안 자신들이 재송신료 산정 기준으로 받아 온 가입자 수와 달랐기 때문이다. 당시 정 의원 자료의 가입자 수는 '단자 수'를, 씨앤앰의 재송신료 산정은 '계약자 수 또는 가구 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이 '가입자 수' 해석에 달리게 된 이유다.
 
지상파 3사와 SO 사업자들이 지난 2012년 체결한 재송신계약서에는 '가입자란 피고의 이용약관에 의거해 종합유선방송을 수신하기 위해 피고와 계약을 체결하고 피고가 송신하는 방송을 수신하고 있는 자를 의미한다'고 정의돼 있다. 씨앤앰은 그동안 '계약을 체결한 계약자 수 또는 가구 수'에서 일시정지나 직권정지·해지대기된 가구, 사회복지 감면 대상 가구를 제외해 재송신료를 산정해 왔다. 복수단자를 사용하는 가구 중 추가단자 수는 포함하지 않았다.
 
이에 지상파 측은 "재송신료 산정 기준은 씨앤앰의 매출 단위가 되는 단자 수가 돼야 하고 추가단자 수 역시 포함돼야 한다"며 "2012년 9월~2015년 6월까지 누락된 추가단자 수만큼 손해배상으로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계약서 상 '고의 또는 과실로 가입자 수 정보가 축소된 것이 확인될 시 해당 차액의 2배를 지급한다'는 조항에 따라 280원 재송신료 기준으로 자체 산정한 약 20억8000만원의 2배인 약 41억7600만원씩 3사에 낼 것을 요구했다.
 
반면 씨앤앰은 "계약서의 문언 상 '계약을 체결한 자'의 '자'는 자연인이 아닌 물건일 수 없으므로 계약자 수(가구 수)를 의미하는 것이 명백하다"며 "복수단자를 이용하는 가입자들로부터 추가단자에 대해선 50% 할인된 요금을 받아 왔는데 단자 수를 기준으로 일괄 산정하는 것은 형평에 반한다"고 반박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가입자 수를 '단자 수'로 해석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판단했다. 계약서 문언과 그간의 재송신료 체결 과정을 봤을 때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계약자 수 또는 가구 수로 재송신료를 산정하기로 명시적·묵시적 합의가 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법원은 또 "씨앤앰 주장대로 계약자 수와 가구 수가 동일 개념이라면 단체수신 계약 등 예외의 경우에 대한 보충규정이나 가구 수 의미에 대한 정의조항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유료방송사업에서의 가입자 수는 단자 수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경우가 더 많았고, 현행 방송법 시행령에서도 이를 단자 수를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판결을 뒷받침했다.
 
이에 법원은 씨앤앰이 재송신계약을 위반해 추가단자 수를 제외해 왔으므로 누락된 재송신료의 2배에 상응하는 금액을 손해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이 산정한 누락 재송신료 합계는 약 19억원이다. 단 2배 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법원은 "씨앤앰이 추가단자 수를 제외한 것은 재송신계약 해석에 대한 견해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복수단자에 적용되는 할인율(50%)이 다른 할인조건에 비해 큰 점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씨앤앰이 지상파 3사에게 약 57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사진/씨앤앰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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