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기업공개(IPO)를 완료해 거래소의 거버넌스를 선진화하겠습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사진/권준상 기자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올해 안에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19대 국회 내 국회통과를 전제로 분할계획 마련, 정관 정비 등 실무 작업을 진행하고, 이사회·주총 결의, 정부 승인을 거쳐 올해 하반기까지 지주회사 전환 절차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호주와 싱가포르 등 주요 해외거래소들은 지주회사, IPO 등 거버넌스 개편을 완료하고, 인수합병(M&A), 조인트벤처(Joint-Venture), 지분제휴 등을 통해 글로벌 진출과 다양한 신규분야로 사업구조를 다변화하면서 국제경쟁력을 강화한 것과 비교해 뒤쳐진 한국거래소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포석이다.
최 이사장은 21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2016년 주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올해 주요 사업계획 중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을 첫 번째 중점 추진 사업으로 꼽았다.
최 이사장은 “올해는 한국 자본시장이 문을 연지 60년이 되는 동시에 거래소의 구조개편을 토대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지주회사 전환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IPO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 산하의 시장자회사간 경쟁을 촉진해 신상품 개발과 제도 차별화, 상장유치 경쟁 등을 통해 자본시장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코스피·파생상품시장은 글로벌 선진시장 도약을 위한 국제 경쟁력 강화를, 코스닥과 코넥스시장은 스타트업 기업 지원 등 모험자본시장 육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자료/한국거래소
지주회사가 그룹 전체를 유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효율적인 조직구조도 만들 계획이다. 최 이사장은 “지주사가 그룹 전체를 유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공통기능 통합운영, 지주회사와 자회사간 임원 겸직 등을 통해 비용 효율성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지주사 전환 이후 내년 상반기 IPO 완료를 목표로 관련 선결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점도 확실히 했다.
그는 “예탁결제원 지분 매각, 공익기금 조성 등 IPO 선결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는 동시에, 시장이용자 중심의 서비스기업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조직구조와 인력운영 체계를 재정비하는 등 경영시스템 전반을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거래소 지주사 전환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2월로 예정된 임시국회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원만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정부 당국과 함께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법 개정이 지연되는 경우에도 관련 실무절차를 착실하게 준비함으로써 법 개정 이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구조개편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모험자본시장 육성…종합적 상장사다리 체계 구축
최 이사장은 코넥스 등 모험자본시장 육성을 위해 크라우드펀딩, 프라이빗 마켓, 코넥스, 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종합적인 상장사다리 체계를 구축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크라우드펀딩 포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크라우드펀딩 기업 등의 장외 주식을 유통하는 프라이빗 마켓 플랫폼도 동시에 마련해 비상장기업들의 상장 전 회수기능을 제고하겠다”며 “이를 통해 성장기반을 갖춘 스타트업 기업들이 코넥스시장에 상장하게 함으로써 코넥스시장이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되도록 거래소의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정기관투자자 기준과 투자요건 완화 등 코넥스 특례상장 요건을 완화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 기업관련 단체 등과 연계해 상장유치 활동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넥스시장 투자수요 확충을 위해 공공·민간펀드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대량매매와 호가단위, 유동성공급자(LP)제도 등을 코넥스시장 특성에 맞게 개선하는 동시에 코넥스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월간 ‘코넥스 마켓브리프’를 발간, 코넥스기업 분석보고서 서비스인 KRP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코넥스시장의 투자정보 부족을 해소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최 이사장은 크라우드펀딩 기업 등 스타트업 기업부터 상장기업까지 모두 아우르는 다양한 기업정보가 집적된 통합 M&A 중개망을 구축하겠다는 점도 밝혔다. 그는 “M&A 기업정보의 원스톱 검색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M&A 탐색비용을 절감하고 성사율을 제고하는 등 거래소가 M&A 시장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과 교차·연계거래 확대…글로벌 종합 거래플랫폼 구축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시장과의 교차·연계거래를 확대해 국내외 상품들을 국내에서 원스톱으로 거래할 수 있는 글로벌 종합 거래플랫폼도 구축할 방침이다.
최 이사장은 “아시아 주요 거래소와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의 교차·공동 상장, 주력 파생상품의 해외 연계거래 확대 등을 통해 우리 대표상품들의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 주요상품들의 국내 상장도 확대해 아시아 톱클레스 기업, 중국 우량기업 주식예탁증서(DR) 등을 유치하고, 해외 대표 주가지수를 기초로 하는 파생상품과 애플·구글 등 글로벌 초유량기업의 주식선물 도입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래기회 확대를 위해 증시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옴니버스계좌 도입과 달러 결제체계의 단계적 구축, 주식시장의 착오주문 방지를 위한 킬-스위치와 착오매매 구제제도 도입 등 글로벌 투자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점도 밝혔다.
해외 기관투자자 등의 국내 투자 유치와 관련해서는 “정부 당국과 협력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선진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해외 마케팅과 세일즈 활동을 집중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자 중심 신상품 개발
거래소는 자본시장 활력 제고를 위해 수요자 중심의 신상품 개발에도 나선다. 섹터지수선물·개별주식선물 등의 상품군을 확대하고, 코스닥150옵션과 해외 ETF선물·옵션 등 혁신적 신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 이사장은 “코스피200 인버스레버리지 ETF, 손실제한형 ETN, 변동성지수선물 ETN 등 증권상품 라인업을 계속 확충하고, 국채 등 협의매매 도입과 단기지표금리 공표 등을 통해 채권시장의 상장·투자 활성화에도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동력 확충…사업구조 다각화
거래소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는데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먼저 지난해 8월 정부로부터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장내외 파생상품 거래정보저장소(TR) 설립을 추진해 내년 TR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법규 제정, 시스템 구축 등의 준비에 나선다.
또한 달러차액결제선물(NDF) 등으로 장외 CCP 청산 대상상품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 이사장은 “이와 연계해 장외 거래확인 서비스, 포트폴리오 축약 서비스 등 TR·CCP에서 확장되는 신사업도 적극 모색할 것”이라며 “또한 금·석유 일반상품시장 활성화에도 계속 노력해 100g 단위 금 상품, LPG 시장 등을 새롭게 개설하고, 배출권시장은 외부사업 감축량(KOC)을 상장하고 해외 배출권시장과의 연계거래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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