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가 1%에도 못 미치는 미약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영향을 고스란히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3분기 GDP 확정치인 2%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전문가 예상치였던 0.8% 역시 하회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 전체 잠정 성장치는 2.4%로 집계돼 2014년과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전반적인 모든 부분에서 부진이 나타났는데 특히 기업 재고가 크게 줄어들며 GDP를 끌어내렸다. 이 기간 기업 재고는 686억달러로 3분기 855억달러에서 크게 감소하며 전체 GDP의 0.45%포인트를 깎아내렸다.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 역시 2.2% 증가에 그치며 3분기 3%에서 증가폭이 줄었다. 특히 지난해 11월과 12월 예년보다 훨씬 따뜻했던 날씨 때문에 겨울 의류 관련 매출이 크게 줄었고 난방유에 대한 수요도 줄며 소비가 부진했다.
이 기간 무역수지도 부진했다. 수출이 2.5%나 줄어들며 이 기간 무역 적자는 GDP의 0.47%포인트를 깎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14년 1월부터 현재까지 달러 가치가 무려 11%나 급등하며 미국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미국의 제조업 관련 지표들은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다.
이와 함께 2014년 중반부터 국제유가가 6% 이상 급락하고 있는 점 역시 에너지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도록 만들었다. 장비 투자지출은 2.5% 감소했고 거주용 부동산을 제외한 기업 고정자산 투자는 0.2% 증가에 그쳤다.
물가상승률도 낮았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은 0.1% 상승에 그쳤고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도 1.2% 오르는데 그치며 3분기 1.4%보다도 낮아졌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즈(FT)와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에서 빠져나오기는 했으나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올해 경제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은 상태다. 가디언에 따르면 다수의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경제성장률이 2%밖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다시 리세션에 빠지는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절대적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미국의 리세션 가능성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그 확률은 최근 몇 년간 가장 높은 수준인 20%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두번째 금리 인상 속도 역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연준 역시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경제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친 상태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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