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조치로 10일 개성공단 전면 가동 중단을 발표하면서 입주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기업 124개사 가운데 규모가 큰 20~30여곳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기업들은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이날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면담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업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이 마치 군사작전처럼 통보받아 원망스럽다”며 “이번 정부 조치가 얼마나 합당한 처사인지 납득도 가지 않을뿐더러 입주기업 피해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아픈 경험도 있다. 지난 2013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4월부터 9월까지 134일간 개성공단이 가동 중단되면서 입주기업들은 1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3년전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됐을 당시 피해를 경험했던 입주기업들은 악몽을 떠올리며 정부가 실질적인 피해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A사 대표는 "체류 인원을 축소하는 것도 아니고 전면 중단하는 것은 입주기업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이미 인원을 축소하면서 가동률도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주기업 가운데 규모가 큰 기업들 20% 가량을 제외하고는 생존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B사 대표는 "입주기업 대부분이 중소기업인데 언제까지 중단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당장 생계가 걱정"이라며 "정부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을 한다고 하지만, 지난 2013년에도 입주기업들이 체감하는 피해대책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날까지만 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하다 보니 손쓸 수 있는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계도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에 대해 우려의 입장을 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조치가 이뤄진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개성공단에 입주한 124개 기업과 5000여 협력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보전대책이 반드시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파주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모습. 사진/뉴시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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