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진행될 2.1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20메가헤르츠(㎒) 폭 경매를 앞두고 LG유플러스에 대한 정부의 특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동일한 대역에 SK텔레콤과 KT에 재할당될 80㎒ 폭의 대가 산정방식에 따라 LG유플러스에만 유리한 방향으로 경매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5일 미래부에 따르면 내달 4일 토론회를 통해 주파수 경매 방안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경매에는 700㎒ 대역 40㎒ 폭, 1.8㎓ 20㎒ 폭, 2.1㎓ 20㎒ 폭, 2.6㎓ 60㎒ 폭 등이 나올 계획이다. 이 가운데 특히 가장 관심을 끄는 대역은 2.1㎓ 20㎒ 폭이다. 2.1㎓ 대역에서는 이동통신 3사 모두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 폭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기존 LTE 대비 2배 빠른 광대역 LTE 서비스의 향방이 결정된다.
20㎒ 폭에 사활을 건 곳은 SK텔레콤이다. 경매에 나올 20㎒ 폭은 당초 SK텔레콤이 LTE 용도로 할당받아 사용해 왔다. SK텔레콤의 LTE 주력망은 2.1㎓ 대역으로, 이미 상당한 투자도 진행된 상태라 놓칠 수 없다. LG유플러스도 현재 LTE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인접 대역이라 향후 투자 비용을 감안하면 20㎒ 폭이 매력적이다. KT 역시 떨어져 있는 대역이라도 기술적으로 광대역 LTE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이 없어 눈독을 들일만 하다. 결론적으로 경매에 나올 20㎒ 폭은 이동통신 3사 모두가 전략적으로 관심을 가질만 하다.
여기서 문제는 경매에 나올 20㎒ 폭 외에 동일한 대역에서 SK텔레콤과 KT에 재할당될 80㎒ 폭의 대가 산정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동일 대역 동일 대가 원칙에 따라 기존 SK텔레콤과 KT가 각각 보유한 40㎒ 폭을 주파수 경매에 나올 20㎒ 폭의 대가와 연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령 경매에 나올 20㎒ 폭 낙찰가가 1조원이라면, SK텔레콤과 KT는 각각 40㎒ 폭을 재할당 받기 위해 정부에 2조원을 내야하는 셈이다.
미래부에서는 아직 재할당 대가 산정 방식에 대한 기준을 밝히지 않았다. 미래부는 그러나 세수 확보도 고려해야 한다. 동일 대역 동일 대가 원칙이 아예 무시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경매 결과와 재할당 대가 산정 방식이 연동되면 LG유플러스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주파수 경매가 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경쟁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시나리오는 이렇다. LG유플러스가 경매에서 20㎒ 폭에 대한 가격을 높게 제시하면 경쟁사들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의 경우 절실하다. 그렇게 가격을 높이다 LG유플러스는 어느정도 경쟁사에 재무적인 부담감을 안긴 후 경매를 포기하면 된다. LG유플러스의 LTE 주력망은 2.6㎓ 대역이다. 이번 경매에는 2.6㎓ 대역에서도 60㎒ 폭이 나올 예정이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확실한 대안이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파수 경매가 일방적으로 특정 사업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것은 정부가 사실상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꽃놀이 패를 쥐고 있는 LG유플러스의 대응에 따라 경매가 좌지우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4월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LG유플러스에 대한 정부의 특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모델이 LTE 업로드 속도 100Mbps급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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