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셜텍의 지문인식 모듈을 적용한 화웨이 '메이트8'(왼쪽)과 비보 'X6'. 사진/크루셜텍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중국산 스마트폰이 맹활약하면서 국내 부품사들의 표정도 밝아졌다. 크루셜텍과 삼성전기 등 국내 주요 스마트폰 부품사들은 글로벌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른 중국 제조사들을 새 고객으로 확보하며 매출 다변화의 활로를 마련했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대한 의존도도 줄이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도 한층 안정화됐다는 평가다.
모바일 지문인식 모듈(BTP) 전문기업
크루셜텍(114120)은 화웨이를 기반으로 샤오미·오포·메이주·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BTP를 공급하며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BTP란 모바일지문인식센서(IC)를 장착한 작은 부품에 지문인식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모듈을 말한다.
크루셜텍은 앞서 블랙베리 등의 휴대폰에서 마우스 커서 역할을 하는 OTP(옵티컬 트랙 패드)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했다. 하지만 터치 기반의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일반 휴대폰은 점점 설 자리를 잃었고, OTP의 수요가 급감했다. 이에 크루셜텍은 BTP 개발에 착수해 2014년 말부터 화웨이에 공급하고 있다.
당시 중국은 중저가 스마트폰이 대세였지만 화웨이가 아이폰이나 갤럭시S 시리즈처럼 고급형 제품을 만들면서 크루셜텍의 BTP를 적용했다. 지문인식 기능으로 보안과 편의성을 강화한 제품에 시장은 반응했고, 화웨이는 고급형 스마트폰 생산량을 늘렸다. 이를 계기로 샤오미·오포·메이주·비보 등도 고급형 스마트폰을 잇따라 생산하며 크루셜텍의 BTP를 적용했다.
크루셜텍의 실적도 개선됐다. 2013년 158억원, 2014년 1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크루셜텍은 지난해 14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크루셜텍 매출의 60%는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들이 책임지고 있다. 크루셜텍은 중국 베이징과 심천에 법인을 두고 현지 고객의 요구사항에 대응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중국 고객 대상 매출액이 가장 높다”며 “국내를 비롯해 다른 해외 지역의 제조사에도 제품을 공급하며 고객 다양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의 판매량에 따라 회사 전체 실적이 좌우됐던 삼성전기도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카메라 모듈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공급하고 있다. 2014년 중국 고객 확보를 담당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며 중국으로 눈을 돌린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15%가 중국에서 나왔다.
삼성전기(009150)는 중국 천진과 고신 등에 생산공장을 두고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을 현지 고객에게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중국 고객에게 카메라 모듈과 MLCC를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향후 기판 등의 부품들도 판매처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 실적과 관련해 “2분기 이후에 중국향 카메라 모듈의 매출 증가세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로 중화권 신규 거래처 개척에 힘을 쏟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갤럭시S7 출시 등의 효과로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3% 늘어난 3235억원”으로 전망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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