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협회, 당국 '1사1교' 불참 회원사 대변은커녕 압박?
협회, 당국 행사 참여 저조하다며 생보사 임원에 독촉
업계 "회원사 상황 고려하지 않고 당국 눈치만 본다" 비난
2016-04-11 16:42:49 2016-04-11 17:41:41
[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생명보험협회가 금융감독원의 '1사1교 금융교육'과 관련해 회원사인 생명보험사들에 지속해서 참여를 권유하면서 회원사들인 생보사들이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 회원사의 의견을 대변해야 할 생보협회가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오히려 회원사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보협회는 회원사인 생보사의 임원들에게까지 금융감독원의 '1사1교 금융교육'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생보협회는 지난해 7월부터 생보사 담당자들에게 수차례 연락해 '1사1교 금융교육'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의 참여가 저조하자 이제는 '윗선'인 각사의 임원들에게까지 연락한 것이다.
 
금감원이 추진하고 있는 ‘1사1교 금융교육’은 전국 금융회사 점포가 인근 초·중·고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학생들에게 금융 관련 교육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전국 2795개 초·중·고교가 금융사와 결연을 하고 현재 1사1교 금융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1사1교 금융교육’에 참여를 신청한 금융사는 총 56개사(5898점포)다. 
 
금융사 별로 은행이 결연한 학교가 2331개교로 가장 많고, 증권사가 279개교, 보험사가 153개교, 카드사가 27개교, 상호금융이 55개교, 기타가 29개교와 결연을 맺었다.
 
지역별로는 세종시(42.6%)와 대구시(42.2%)가 높고, 서울(12.9%)과 충남(16%) 등은 상대적으로 참여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별로는 은행이 82.6%를 차지했고, 증권사(10%), 보험사(5.9%), 카드사(0.9%)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은행을 제외한 금융사의 참여가 저조하자 금감원은 오는 5월15일까지 추가신청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생보협회가 나선 것이다. 153개 학교와 결연을 맺은 보험사 중 생보사는 63개 학교에 그쳐 손보사들에 체면을 구겼다. 이후 생보협회는 올해 초부터 회원사들에 지속해서 가입을 독려해 4월 기준으로 결연학교는 107개사로 44개 늘었다. 
 
특히 생보협회는 회원사인 생보사들에 서울의 신청이 저조하다며 서울지역 신청을 요청했다.
 
문제는 생보사들이 저금리, 재무건전성 규제 강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1사1교 금융교육'에 나설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생보사들은 회원사들이 처한 상황을 대변해주기는커녕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오히려 회원사를 압박하는 모양새라며 협회를 비난하고 있다.  
 
생보사 관계자는 "회원사의 의견을 대변하고 회원사의 이익을 위해 나서야 할 협회가 회원사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금융당국의 눈치만 보는 것"이라며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1사1교 금융교육'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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