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미래에셋대우, 미래를 보고 투자·변화하는 회사돼야"
‘미래에셋대우’ 경영전략회의서 향후 청사진 밝혀
"해외법인 대상 최대 5000억원 증자 계획…400조 퇴직연금시장 놓치면 안 돼"
노조와의 협상창구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 밝혀
2016-04-15 22:17:52 2016-04-15 22:18:23
[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미래는 예측하는 게 아니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변화를 생각하는 집단만 투자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진행된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006800))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미래에셋대우 전국 지점장급 이상 300여명이 참석해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경영목표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멀티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인사도 회의에 참석했다. 
 
경영전략회의는 반기나 분기에 한 번씩 열리는 정기회의로, 비공개가 원칙이지만 이날 회의는 박 회장의 강의하는 모습을 1시간 가량을 언론에 공개했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호텔 6층 아라룸에 마련된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회의 모습을 전했다.
 
박 회장은 단상에 올라 가장 먼저 “대우증권 인수는 시장에 말은 안 했지만 1년 넘게 생각해온 것”이라며 “증권업은 성장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실을 보는 동시에 또 다른 눈으로 반드시 미래를 봐야 한다”며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미래를 보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회사로 나아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미래에셋대우
 
◇"대우증권 인수, 1년 넘게 구상…증권산업은 성장산업"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에 거는 기대감이 컸다. 시장 내 경쟁력을 갖춘 회사를 인수한 것 역시 이를 기반으로 향후 그룹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계산이 깔려있었기에 가능했다. 
 
박 회장은 “그동안의 커머셜 뱅크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며 “증권업이 그 빈자리를 채우면서 성장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지금처럼 주식의 시대가 온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금리 환경이 투자산업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데도 현재 증권업계는 이를 간파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 회장은 “저금리에만 의존해서는 증권업계의 성장이 힘들다”며 “전기자동차와 바이오 등 신성장산업을 보면서 투자기회를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미래에셋대우
 
◇"해외 시장 투자 지속…해외법인 대상으로 최대 5000억원 증자 계획"
 
그는 이러한 흐름을 읽고 미래에셋대우는 투자하는 회사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 범위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박 회장은 “오는 10월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자기자본 약 5조8000억원의 국내 1위 증권사가 된다"면서, "국내에서의 압도적 1위를 발판삼아 해외로 시각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리에셋증권의 강점인 자산관리 비즈니스에 미래에셋대우가 지닌 브로커리지 강점을 살리면서 영업 대상을 글로벌 주식 시장으로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박 회장은 “전 세계 자산시장에서 한국은 2%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2%에 머물 것이 아니라 나머지 98%의 시장에서 새로운 투자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서치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주식 매매를 글로벌화해야 하고, 이는 결국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법인 증자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그는 해외법인 증자 규모는 최소 3000억원에서 최대 5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통합법인 출범 전이라도 해외 법인에 대한 증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PB 서비스 실시와 미래에셋대우의 인도네시아 사업모델을 베트남에도 도입해 선진국과 이머징마켓 간 균형을 맞출 것이라는 생각도 밝혔다. 
 
◇"구조조정 없다…직원 수 늘리고 점포도 확장할 것"
 
박 회장은 대형화에 나설 것이며, 이를 위해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 양사의 지점망을 정비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노무라, 다이와 증권을 다녀온 경험을 전하면서 “한 점포에 200~300명의 직원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며 “또 특정 업무에만 치우치지 않는 유연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와 함께 “소형 점포를 추가로 10개 늘릴 것”이라는 점도 전했다. 
 
그는 시장에서 우려하는 인력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회장은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오히려 인적자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자산운용과 증권의 교차업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중순에 미래에셋대우 회장에 오를 그는 조직을 버티컬하게 운영하지는 않을 것이란 점도 밝혔다. 그는 “(미래에셋대우 회장에 오른 후)서울 여의도 미래에셋대우 사옥에서 업무를 볼 생각은 없다”며 “오늘과 같은 자리를 통해 직원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양사의 임금차이가 다른 것과 관련해서는 “일사분란하게 고칠 생각은 없으며, (당분간)그대로 인정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성 임원 비중을 높여갈 것”이라며 보수적 인사 분위기도 고쳐나갈 것이라고 했고, 미래에셋대우 사장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서는 공동대표 체제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사명과 관련해서는 '미래에셋대우'를 그대로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퇴직연금시장 400조원…절대 놓치면 안 돼"
 
박 회장은 퇴직연금시장을 절대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120조원 규모에서 향후 400조원으로 성장할 ‘블루오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은 확정급여(DB)형 시장이 크지만 앞으로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확정기여(DC)형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면서 “이는 미래에셋대우가 절대 놓치면 안 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앞으로 퇴직연금 관련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가운데 이 부분과 관련된 인력 충원도 해나갈 것”이라며 “설령 적자를 내도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육성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노조와의 협상창구 구축 없을 듯…"큰 그림에서 중요치 않아"
 
박현주 회장은 미래에셋대우 노동조합과의 협상창구 구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언론을 통해 노조와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표출했다. 
 
박 회장은 “현재는 큰 그림을 보는 게 더 필요하다”며 “(노조와의 협상창구 구축)계획은 현재 없으며, 통합이라는 큰 그림에서 볼 때 지금 노조 문제를 부각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 노조는 미래에셋 측에 협상창구 개설을 요구해왔지만 아직까지 이와 관련된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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