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야구 명가' 삼성 라이온즈의 초반 부진이 심상찮다. 2011년 이후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패기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모습이다.
삼성은 지난 26일까지의 경기를 기준으로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8위(9승11패)에 머물러있다. 연패를 거듭하다 지난 24일 kt를 잡으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는데 26일 경기에서는 홈에서 다시 LG에 0-2로 졌다. 특히 이날 LG전에서는 팀 전체가 안타 2개밖에 생산하지 못하면서 상대 투수 우규민(LG)에게 완봉승을 내줬다.
지난 시즌 같은 기간을 비교해보면 올해 삼성의 부진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삼성은 지난 시즌의 경우 개막 이후 4월 중순까지 줄곧 3~4위를 오가며 중위권에서 기회를 엿봤다. 기대 이하의 출발이었지만 '슬로우 스타터'라는 별명답게 4월15일을 기점으로 선두에 올라섰다.
하지만 올 시즌 삼성은 지난 시즌과 달리 선수단의 유출과 부상 때문에 반전을 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시즌 막강 화력을 뽐냈던 박석민(NC), 채태인(넥센), 야마이코 나바로(지바 롯데)가 팀을 떠나면서 타격에 큰 공백이 생겼다. 여기에 2005년 이후 대형 FA(자유계약) 선수 영입이 없었던 상황이라 그 빈자리를 당장 메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삼성은 올 시즌 10개 구단 중 팀 평균자책점 8위(5.31)에 머물러 있어 과거 투수 왕국이라 불렸던 명성에도 금이 간 상태다. 가장 큰 이유로는 선발진의 붕괴가 눈에 띄는데 윤성환(3승)과 웹스터(2승)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선발진의 활약이 보이지 않는다. 장원삼은 승수 없이 2패에 머물러있으며 평균자책점이 10.97에 달하는 등 최근 몇 년 간 삼성 마운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하고 있다.
여기에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악재까지 겹쳐 류중일 감독을 한숨짓게 만들고 있다. 외국인 선발 투수 콜린 벨레스터는 제구력 난조에 흔들리다가 팔꿈치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했다. 주전 유격수 김상수는 지난 25일 발목 부상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붙박이 선발인 차우찬과 주전 우익수 박한이는 이미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불펜에서 버텨줘야 하는 심창민 또한 어깨 통증으로 선수단을 떠난 상황이다.
지금 그나마 삼성이 믿을 구석은 팀 타율 4위(0.282)에 올라 있는 중위권의 공격력이다. 하지만 그 또한 도루 5위(14개)라는 평범한 주루 능력 때문에 벤치의 적극적인 작전 야구로 경기를 풀어가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삼성이 제대로 된 전력을 갖추고 경기에 임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부상 선수들의 이른 복귀가 해결책으로 꼽힌다.
야구계에 따르면 차우찬과 박한이가 각각 다음 달과 6월에 잇달아 돌아올 전망이며 벨레스터와 김상수도 3~4주 뒤면 팀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까지 삼성은 기존 투수들의 부활을 기다리는 한편, 다소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4번 타자 최형우(0.329)를 비롯해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0.238) 등 타선의 한 방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경기 이후 단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 사진은 지난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다이노스전 직후의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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