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국의 부진한 경제지표와 이에 따른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에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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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주는 달러인덱스는 93.06까지 내려가며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주간 달러인덱스는 무려 2.1% 떨어지며 3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또한 달러는 엔화 대비 이번 주 4.5%나 떨어지며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낙폭을 기록했다.
한편 이와 같은 달러 약세로 국제 상품시장에서 금값은 급등하고 있다. 이날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24.10달러(1.9%) 급등한 1290.50달러를 기록하며 2015년 1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4월 한 달간 금값은 무려 4.4% 올랐다.
이와 같이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악화되며 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5%를 기록해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인플레이션 지표 역시 좋지 못했다. 지난 3월 미국의 근원 개비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오르며 2월 수치였던 1.7% 상승보다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물가는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47개월 연속 밑돌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이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PCE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와 같은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단기간에 크게 개선될 가능성도 작고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은행(BOJ)이 뚜렷한 부양책을 내놓지 않는 한 엔화 급등세도 이어져 달러 약세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렌 하라질리 미즈호은행 통화 전략가는 “시장은 연준이 단기간에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달러 가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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