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이란은 '전략적 무역관계'를 선언하고 테헤란과 서울을 잇는 직항기를 운항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다각적인 경제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박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개최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은 상호보완적인 경제 구조를 토대로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란이 조속히 경제를 재건하고 경제성장이 다시 정상궤도에 복귀하는데 보탬이 되도록 양국간 교역과 투자를 복원하는데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계기로 총 66건(경제분야 59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30개 프로젝트와 관련된 교역을 통해 약 371억달러의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은 '제2의 중동붐'에서 중요한 거점인 이란 시장을 선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양국은 먼저 지난 2011년 이후 65%까지 급감한 교역을 조기에 정상화시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 선박의 자유로운 상대국 항만 출입을 보장하는 해운협정과 세관상호지원협정을 체결하고 양국의 교역회복 및 투자활성화를 위한 민간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교역 확대에서 중요한 문제인 결제시스템을 위해 양국은 당분간 현행 원화결제시스템을 유지하되 유로화결제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란 도로도시부와 철도·도로 등 인프라 협력 MOU를, 해양수산부는 이란 해사항만청과 항만개발협력 MOU를 체결해 한국기업의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란은 현재 철도 물류 확충과 현대화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고, 이란 국내뿐 아니라 국제 철도 연결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이란 도로도시개발부는 약 27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사업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기업이 관심을 두고 있는 인프라 프로젝트는 총 5건으로 88억6000만 달러 규모다. 특히 이스파한-아와즈 철도건설 사업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가계약을 체결해 수출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10억 달러 규모의 테헤란 쇼말 고속도로 건설과 철도차량 공급 등 MOU를 체결해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수자원공사는 이란 상하수도 공사와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부쉐르시의 수도 유수율을 향상시키고 수도통합시스템을 구축하는 스마트 물관리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민간부문에서는 베헤쉬트 아바드 댐 및 도수로 건설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일반 약정을 체결해 성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란시장 진출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석유·가스 분야다. 이란은 세계적인 에너지국가 도약을 위해 2025년까지 5000억달러 투자를 목표로 세웠다. 이중 2020년까지 석유산업 950억달러, 석유화학산업 800억달러, 천연가스산업 100억달러 등 총 1850억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산업자원부와 이란 석유부는 양국간 석유·가스 교역 확대, 플랜트·인프라 분야 포괄적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아울러 양국 가스공사는 가스파이프 건설 등을 위한 협력 MOU를, 우리 가스공사와 이란 석유공사는 가스전 개발과 신규 LNG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협력 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보건·의료, 문화, ICT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이란의 보건·의료 분야는 현재 348억 달러 규모로 2020년까지 연평균 14%의 성장이 예상된다. 유럽 각국이 이란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20여개 기업도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일 이란 대통령궁 로비에서 협정 서명식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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