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예년보다 한 달 가량 앞당겨진 초여름 날씨에 얼음과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는 공장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달 서울 기온이 최고 29.6도까지 오르는 등 11년 만의 '4월 더위'가 찾아온 뒤 이들 공장은 폭주하는 주문량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풀무원(017810) 얼음공장은 최근 하루 18시간씩 공장을 풀가동 중이다. 얼음 수요가 급증과 주문량이 일찌감치 폭주하면서 공장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식용 얼음 생산량을 자랑하는 이 공장에서 생산된 얼음은 편의점 아이스커피 컵이나 각종 대형마트의 냉동 코너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올해 여름이 유난히 무덥고 길다는 예보에 따라 본격적인 가동 시기를 예년보다 앞당겼다. 또한, 이른 초여름 더위는 물론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생산라인 풀 가동시기를 9월까지 한 달가량 늦출 예정이다.
고명호 풀무원 춘천공장 생산기술파트장은 "보통 여름 성수기가 6, 7, 8월로 보고 4월부터 본격 비축에 들어가는데 올해는 3월부터 본격적인 얼음 비축 작업에 들어갔다"며 "마침 더위도 일찍 찾아와 재고를 소진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이른 더위도 더위지만 본격적인 여름이 되면 폭염이 최고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보다 얼음 매출도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파트장은 "현재 추이를 보면 지난해보다 얼음 주문량이 20%가량 늘었다"며 "차질 없는 출하를 위해 컵얼음과 돌얼음 등 일 평균 90톤 생산체제로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춘천공장은 성수기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500톤의 얼음 비축이 가능한 외부창고를 임대해 비축 작업에 들어갔다. 주문량이 폭주하는 성수기에는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고, 직원들도 교대근무에 돌입하는 등 비상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형마트에 납품되는 돌얼음이 주된 매출원이었지만 지금은 편의점에서 주문하는 컵얼음이 매출의 60%를 차지해 전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스크림 공장도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며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남양주에 위치한
빙그레(005180) 도농공장은 때 이른 초여름 날씨가 기승을 부리자 아이스크림 생산량 확대를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빙그레에 따르면 아이스크림은 성수기(4~9월)와 비수기(1~3월, 10~12월)의 아이스크림 매출비율은 70대 30 정도다. 여름철 시즌의 판매 성과가 한 해 아이스크림의 매출 실적을 좌우하는 셈이다.
장혁진 빙그레 도농공장 생산1팀 팀장은 "성수기 시즌을 앞두고 주 2~3회 24시간 풀가동 운영 중이다"라며 "현재 일 평균 100만 박스 이상씩 생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공장 직원들도 생산량이 늘어나는 24시간 가동체제에 맞춰 주간 근무와 교대 근무를 번갈아 서고 있다. 빙그레는 다른 아이스크림 업체보다 냉동부문 매출액이 40%대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여름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때이른 더위로 얼음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강원 춘천시 서면에 위치한 풀무원 얼음공장 제빙실에서 직원이 생산된 얼음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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