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2018년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70만여가구로, 2년 단기 입주물량으로는 1기 신도시가 조성된 90년대 이후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기 신도시가 집중적으로 조성된 1994~1995년과 1997~1998년에 각각 82만~83만가구가 쏟아진 사례가 있지만, 당시 주택보급률이 70~80%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20년이 지난 지금과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단기간에 70만가구가 쏟아지는 만큼 전·월세 시장의 불안 해소에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준공 후 미분양 증가 등의 부정적 결과에 대한 대비도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통계청 조사 결과 2014년 기준 전국 주택보급률은 118%로, 1기 신도시가 조성되던 1995년의 86%에 비하면 주택부족 문제는 상당 수준 개선된 상황이다. 또 전국 기준으로는 2002년(101%)에, 수도권만 두고 보면 2010년(104%)에 평균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며 양적인 면에서 주택 부족 문제는 사실상 해소됐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지역별 양극화나 거주환경, 자가 보유 수준 등을 포함한 거주만족도와 같은 질적인 부분들은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고, 이 때문에 주택공급이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상황인 만큼 현 시점에서는 양적인 면보다 실적인 부분의 거주 만족도 해소가 더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2017~2018년 2년 동안 70만가구가 입주할 만큼 양적 팽창이 어이질 경우 전·월세 시장의 불안 해소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잉공급에 따른 '소화불량'도 우려된다. 주거만족도 개선은 과거 1기 신도시 조성 시기처럼 물량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 등 일부 인기지역의 경우 재건축·재개발로 인한 멸실 주택이 늘어나면서 국지적 물량 부족이 발생하는 만큼 공급물량의 지역적 안배는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002~2008년 당시 부동산시장의 성장과 밀어내기 분양이 급증하면서 연 평균 입주물량이 약 33만가구가 쏟아졌던 사례가 있다. 당시 과잉공급에 따른 부작용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준공 후 미분양이 2~3배가량 폭증했으며 할인분양과 이에 따른 반발로 기존 계약자 입주 거부 사태, 청약경쟁 미달사례 등이 속출했다.
2008년 하반기의 경우 서울 강남에서도 세입자를 못 구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단기간에 1만가구 이상 입주를 진행했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에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역전세난이 발행하자, 발만 동동 구르는 사례가 크게 부각된 바 있다.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한 건설사들이 전세 조건의 분양 계약(애프터리빙제, 프리리빙제, 매매보장제 등)이라는 새로운 분양방식을 주도하면서 전세계약자 명의의 담보대출, 분양 거부시 위약금, 보증금 미반환 등의 사회 문제를 양산하기도 했다. 게다가 입주시점에 분양가 이하로 떨어진 '고분양가' 단지들로 인해 '하우스푸어'가 사회 문제로 부각됐던 경험도 있다.
때문에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까지 나서 2017~2018년 발생할 미분양 물량 급증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미분양 주택의 선행지표인 청약경쟁률도 최근 2015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올 들어 본격화된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정책도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분양시장으로 수요가 쏠리면서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감도 높다.
윤지해 선임연구원은 "2017~2018년 70만가구 입주까지는 아직 1년여의 시간이 남았지만, 불안감은 코앞에 다가온 상황"이라며 "미래 특정 시점과 특정 지역의 과잉공급 또는 수급불균형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사전 대응과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2017~2018년 2년간 70만가구에 달하는 입주물량이 몰릴 것으로 추산되면서 미분양 급증 등 소화불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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