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황산 테러' 30대 여성 첫 재판서 혐의 일부 인정
2016-06-14 17:48:55 2016-06-14 17:48:55
[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자신의 하소연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경찰관에게 황산을 뿌린 전모(38·여)씨가 첫 재판에서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 심리로 14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전씨 측은 "전씨가 (경찰관에게 황산을 뿌린)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는 자백하고 있다"면서도 "피해자들 중 2명의 경찰관에 대해선 과연 치상의 인과관계가 있는지 법리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씨의 변호인은 "피해자 2명은 (전씨가 황산을 뿌린) 그 후에 소리를 듣고 (복도로) 나온 사람이며 진술서를 보면 한 사람은 넘어져 (황산에) 묻었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피해자 박모(44)경사의 얼굴을 만지다 오른손에 (황산이) 묻었다고 진술했다"며 "과연 이 부분이 전씨의 의사에 따라 인과관계를 예상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웃집의 유리창 1장을 깨뜨린 혐의는 "전씨가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나서 내려다보러 갔다 온 것일 뿐"이라며 부인했다.
 
이날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전씨는 재판부의 인정신문이 시작되자 울먹이며 대답을 이어갔다.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의사는 다음 기일에 밝히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5일 오전 10시20분에 열리며 공판준비절차로 진행된다.
 
앞서 전씨는 지난 4월 오전 8시40분쯤 서울 관악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사무실을 찾아가 "왜 나에게 전화하지 않느냐" 항의하면서 박 경사에게 미리 준비한 과도를 휘두르다 다른 경찰관들에게 제지당했다.
 
이후 사무실 앞 복도로 나와 박 경사와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가방 안에서 보온병을 꺼내 황산을 박 경사의 얼굴과 목, 가슴 등에 뿌려 3도 화상을 입힌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으로 현장에서 체포돼 구속 기소됐다. 당시 박 경사 외에 경찰관 3명도 각각 얼굴과 손 부위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지난 2월 이웃집 유리창 1개를 깨뜨린 혐의(재물손괴)로 수사를 받게 된 전씨는 안면이 있던 박 경사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며 사건 상담을 요청했지만 '담당 부서가 달라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답변에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지난 2013년 '다시 사귀자'는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보낸 남자친구를 고소하며 박 경사와 처음 만났다. 당시 박 경사는 이 사건을 맡지 않았지만 경찰서를 찾은 전씨의 사정을 들어줬다. 하지만 경찰은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다.
 
지난 4월4일 오전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악경찰서 사이버수사팀 경찰관에게 황산을 뿌려 화상을 입힌 전모씨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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