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다시 태어난다…구부리고 접고 끼우고
변화의 신호탄 '레노버 테크월드'…엣지형·모듈형도 줄이어
2016-06-16 16:19:43 2016-06-16 16:19:43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2007년 애플의 아이폰 탄생 이후 '바 형태'로 수렴됐던 스마트폰 디자인이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혁신 부재' 질문에 대한 답으로, 디스플레이 기술의 진화가 이를 가능케 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레노버 테크월드 2016'에서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기발한 제품들이 등장했다. 객석에 앉아있던 애니메이션 프로듀서 겸 유튜브 스타 메이건 메카시가 돌연 자리에서 일어나 "옷에 주머니가 없어 스마트폰을 어디에 둬야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내 스마트폰을 'ㄷ'자로 구부려 팔찌처럼 손목에 감았다.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메카시는 태블릿으로 고양이 사진을 보다가, 갑자기 이를 반으로 접어 전화를 받았다.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X'로 불리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년 출시할 것이란 전망을 비롯해 일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접는 형태의 스마트폰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프로토타입(시제품)이 대중에 공개된 것은 레노버가 처음이다. 레노버는 이날 선보인 접으면 스마트폰이 되는 태블릿 '폴리오'와 구부리면 스마트워치가 되는 스마트폰 '씨플러스' 시제품을 수년 내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레노버는 지난 9일(현지시간) 열린 '레노버 테크월드 2016'에서 모듈형 스마트폰 '모토Z' 시리즈(화면 오른쪽)를 공개했다. 사진/뉴시스·신화
 
업계에서는 이를 "스마트폰 하드웨어적 측면의 변화가 가속화될 신호"로 해석했다. 연간 성장률이 한 자릿수대로 둔화된 성숙기 시장에서는 변화와 차별화만이 지속성장을 담보할 필요조건으로 인식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디자인 차별화의 효과를 경험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엣지' 모델이 대표적이다. 2014년 하반기 출시된 '갤럭시노트 엣지'에서 처음으로 곡면 화면을 선보인 데 이어, 갤럭시S6와 갤럭시S7 시리즈에도 '듀얼 엣지' 스타일을 적용했다. 새로운 형태의 엣지 모델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해 갤럭시S6 시리즈 출시 당시 갤럭시S6엣지에 대한 수요 예측 실패를 경험한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7엣지 물량을 대폭 늘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갤럭시S7 시리즈는 출시 20일 만에 글로벌 판매 1000만대를 달성하며 1분기 깜짝실적의 주역이 됐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까지 총 2500만대가 팔렸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중 엣지 모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시장은 추정했다. 
 
엣지형 스마트폰은 중화권 업체들이 도입을 결정하며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글로벌 5위권 업체로 도약한 비보가 지난달 초 듀얼 엣지 스크린을 적용한 '엑스플레이5'를 공개한 데 이어 화웨이, 샤오미 등도 하반기 중 엣지형 스마트폰을 출격시킨다. 이들은 각각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다. 
 
모듈형 스마트폰도 디바이스 외관 변화의 한 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LG전자(066570)가 'G5'와 '프렌즈'로 포문을 연 모듈형 스마트폰은 레노버의 '모토Z' 시리즈로 힘을 받고 있다. 레노버 테크월드에서 공개된 모토Z는 'JBL 사운드 부스트', '모토 인스타쉐어 프로젝터', '파워팩' 등 3가지 모듈을 초강력 자석을 이용해 스마트폰 후면에 붙일 수 있다. 해당 모듈들은 후속 모델과도 호환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구글도 지난달 열린 연례개발자회의에서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를 내년 중 시중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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