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정부가 올 하반기 추가경정 예산(추경)을 편성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국회 통과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는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사태와 지역경제 타격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지만 각론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24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추경 여부를 분명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추경의 규모 등도 정해 발표하겠다고 말해 이미 추경 쪽으로 방향이 잡혔음을 시사했다. 8월 전에 국회를 통과한다면 편성을 적극 생각해 보겠다며 국회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추경 자체에 대해서는 여야의 공감대가 있는 상태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26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추경을 신속히 편성해 구조조정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파고를 극복해야 한다”며 “정부는 다음주 발표할 하반기 경제운영계획에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재정 마련을 위해서는 국채가 아니라 올해 예상되는 추가 세수를 활용하자는 데도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이다. 더민주 등 야당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고, 새누리당도 국채 발행은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빚을 내서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가장 큰 쟁점은 누리과정(무상보육) 예산에 대한 정부 지원 여부다. 야당은 추경에 누리과정 예산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추경의 국회 통과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현미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최근 “추경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추경을 하게 된 원인 중 하나가 누리과정 예산이므로 추경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와 새누리당은 누리과정 예산을 넣는 것에 부정적이다.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이미 누리과정 예산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각 교육청이 교부금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추경에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한다면 시·도 교육청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셈이 된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정부가 추경에 누리과정 예산을 포함해서 가져오면 하는 것”이라며 “국회에서는 정부의 동의 없이 (누리과정 예산을) 넣을 수 없는 것이 헌법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올해 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자연스럽게 늘어 누리과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여야는 모두 추경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포함시키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그동안 추경에 건설 중심의 SOC 사업을 포함시켜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꾀했지만, 이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확산돼 있어 만약 정부가 SOC를 포함시킬 경우 국회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브렉시트와 관련해 “다음주 초 유럽계 자금을 중심으로 상당한 규모의 자본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시장에 정책 의지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며 “주가가 과잉 하락하는 등 이상 징후가 있을 경우에 대비해 일시적인 공매도 제한을 포함한 관련 정책도 미리 점검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정부는 국회와 민간 금융기관 및 기업 등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국내외 정책적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이 26일 국회에서 브렉시트 대응 정책 제안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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