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원개발 공기업 '군살빼기'…자산정리·해당 사업축소에 방점
29일 14차 에너지위원회 개최…'자원개발 추진체계 개선방안' 확정
2016-06-29 17:01:00 2016-06-29 17:01:00
[세종=뉴스토마토 이해곤기자]부실이 누적되고 있는 공공기관들이 군살빼기에 들어간다. 정부는 공공기관들의 자산을 정리하고 해외자원개발 등의 기능을 축소하거나 민간에 이전하는 방안을 내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한국기술센터에서 주형환 산업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4차 에너지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원개발 추진체계 개선방안'을 최종 확정·발표했다. 
 
자원개발 공기업들은 2014년 말부터 자원 가격이 하락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고, 여기에 공기업 자체의 비효율과 역량 부족 등이 겹치면서 부채 비율이 급등했다. 
 
한국석유공사의 경우 2014년 221%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453%로 높아졌고, 한국광물자원공사는 같은 기간 부채비율이 219%에서 무려 6905%까지 치솟았다. 게다가 당분간 저유가가 지속될 전망이 잇따르면서 공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을 넘어 국가 전체의 자원개발 역량도 위축될 위기에까지 이르렀다.
 
한국광물자원공사를 비롯한 자원개발 공기업들의 자산을 매각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 방안이 29일 확정됐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공기업들의 부실을 정리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는 비핵심자산 매각에 들어간다. 이와 동시에 핵심자산 위주로 자산을 재조정한다는 계획이다. 두 기관은 앞으로 신규투자를 제한하고 비축과 도입 연계사업에만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륙붕 개발이나 민간지원 등 정책적 필요성이 큰 경우는 투자를 허용키로 했다.
 
우태희 산업부 2차관은 "자산 매각 시기는 시장상황을 고려해 조절하고 국부 유출의 우려가 있는 만큼 가급적 국내 기관과 투자자에게 우선 매각한다"고 설명했다.
 
광물공사는 부실 논란의 핵심이었던 해외자원개발 기능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자원개발 기능을 빼는 대신 민간지원 기능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광물비축 및 광물산업 지원기능을 유관기관과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자산매각과 기능 조정을 통한 구조조정 외에도 공기업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방안도 진행된다. 
 
정부는 공기업 보유자산의 전략가치와 수익성을 기준으로 자산을 평가해 이를 상시로 매각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특히 보유자산의 경우 관리 단위를 세분화 해 비용과 수익을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재무관리 대상을 현재 공기업 본사에서 자회사, 해외 자회사까지 확대한다.  본사 뿐만 아니라 자회사 경영진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고 자원개발 전문직위제 도입,  투자이력에 대한 철저한 조사 등을 통해 자회사의 부실이 공기업 전체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한다. 
 
공기업들이 주도하던 해외자원개발에 민간의 참여도 확대한다. 공기업의 기술과 인력, 신용도를 바탕으로 민간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해 기술과 인력 양성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민간과 학계, 공기업과 관계부처 등이 참여하는 '해외자원개발 민·관 합동 전략회의'를 신설할 예정이다.
 
정부는 '구조조정 이행점검위원회'를 통해 개선방안 이행을 점검하고 공기업별로도 이행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저유가 시기에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적기라는 의견도 있지만 지금은 자원개발 공기업의 내실화와 민간의 투자 활성화를 통해 국가의 자원개발 역량을 강화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